검찰이 국채선물 작전세력을 적발한 것은 두가지 점에서 주목된다.

첫째, 비록 채권선물이지만 선물시장에서도 부당행위가 일어나고 있다는 게 확인됐다는 사실이다.

두번째는 시세조종 주체가 개인투자자가 아닌 펀드매니저란 점이다.

주가조작은 개인투자자가 거래량이 적은 주식의 시세를 조종하는 것이 일반적 현상이나,자금운용을 담당하는 펀드매니저들이 부당행위를 한 사실이 확인돼 문제의 심각성을 더해 주고 있다.

주가지수 선물시장에서도 부당행위가 일어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이 확산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주가지수선물시장의 경우 외국인과 개인의 비중인 높은데다,현물시장과 연계돼 있어 시세조종이 쉽지않다"며 그 가능성은 희박할 것으로 보고 있다.

◆허수주문 또는 통정매매 수법이 주류

통상적인 주가조작 기법과 크게 다르지 않다.

짧은 시간안에 대량의 허수주문을 낸 뒤 취소하는 방식으로 시세를 조작했다.

이번에 불구속 기소된 고모씨의 경우 국채선물 KTB209의 거래가격이 106.65일 때 일차로 거래가격보다 낮은 106.62로 매수주문을 냈다.

이후 106.69란 높은 가격으로 소량의 매도주문을 냈다가 취소하고,비슷한 가격으로 또 매도주문을 냈다가 취소하는 행위를 반복했다.

갑자기 매도주문이 늘자 선물가격이 하락,최초 주문을 냈던 106.62에 물량을 확보한 것이다.

동시에 불구속 기소된 신모씨 등은 약속된 매매를 주고받는 통정매매로 시세를 조작하는 수법으로 부당이득을 취했다.

◆거래 많은 주가지수 선물시장 조작은 어려워

통상적으로 시세조작은 거래가 적은 종목에서 나타난다.

거래량이 많으면 마음 먹은대로 시세를 형성하기가 어렵다.

이런 점에서 국채선물과는 달리 주가지수 선물시장은 시세조작의 대상이 되기는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특히 최근에는 현물시장을 압도할 만큼 선물거래가 활발해 설령 부당거래가 있더라도 성공할 확률은 희박하다는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한 증권전문가는 "최근 비정상적으로 커지긴 했지만 거래가 활발하고 현물시장과 연동돼 있어 작전세력이라도 넘보기 힘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최근 기관형 개인투자자들이 늘고 있고,기업화하는 움직임도 있어 경우에 따라서는 대규모 작전이 나타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는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관행이냐 모럴해저드냐

선물거래는 속성이 제로섬(Zero Sum)이다.

누군가 이익을 보면 누군가 손해를 보게 돼 있다.

따라서 시세를 조작한다는 것은 명백히 누군가에게 손해를 입히는 행위이다.

물론 업계 일각에서는 그동안 국채선물거래에서 이같은 조종행위는 관행화된 것이라고 주장한다.

한 펀드매니저는 "펀드운용과정에서 손실이 나자 이를 만회하기 위해 부당행위를 저지른 것 같다"며 "펀드매니저들마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한두번씩 이같은 거래를 한적이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관행 여부에 관계없이 시세조종은 누군가에게 의도적으로 손실을 안겨줬다는 점에서 분명한 탈법"이라며 "선물거래 규모가 급증하는 지금 이에 대한 감시감독장치를 강화해야 한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조주현 기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