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증시가 비교적 큰 폭으로 올랐다.

배럴당 50달러를 위협하던 국제유가가 20일 고개를 숙인게 상승의 원동력이었다.

20일 유가는 뉴욕상품거래소(NYMEX)가 문을 열자마자 치솟기 시작했다.

9월 선물이 한때 배럴당 49달러 40센트까지 육박했다.

50달러 돌파는 시간문제인 듯했다.

투자자들은 불안감에 빠졌다.

미국 경기 침체 우려도 높아졌다.

긴박했던 상황은 이라크에서 날아온 낭보로 반전됐다.

이라크 저항세력의 본거지인 남부 나자프이맘 알리 사원을 이라크 경찰이 장악했다는 소식이 들어온 것이다.

이라크 사태가 진정될 것이라는 뉴스는 곧바로 유가를 밀어내렸다.

유가는 배럴당 47달러 86센트까지 떨어졌다.

유가동향에 일희일비하던 주가는 뜀박질을 했다.

다우는 전날보다 69.32포인트 오른 10,110.14,나스닥은 18.12포인트 상승한 1,838.01을 기록했다.

나스닥에 상장된 구글은 강한 탄력을 이어갔다.

구글은 상장 첫날인 19일 18% 뛴 뒤 20일에도 8%(7.98달러) 올라 1백8.31달러를 기록했다.

칩을 만드는 마벨 테크놀로지 그룹과 휴렛 팩커드도 눈에 띄는 상승세를 보였다.

한 주 전체로 보면 다우는 2.9%,나스닥은 4.6%나 올랐다.

주간 상승폭이 다우는 2003년 5월 이후,나스닥은 올해 4월 이후 가장 컸다.

주중에 유가가 요동을 칠 때도 주가는 비교적 강한 내성을 발휘했다.

그동안 워낙 많이 떨어졌다고 판단한 투자자들이 저가 매수에 나섰기 때문이다.

저가 매수세력이 받쳐주는 상태에서 유가가 하락,주가를 밀어올린 것이다.

이번주에도 국제유가가 시장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나자프 사태가 진정될 것이라는 낙관적인 보도가 있었지만 확실치 않은 만큼 20일의 유가 하락이 이번주 이어질지 불투명하다.

배리 하이맨이라는 주식시장전략가는 "최근 유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올랐지만 그같은 현상은 일시적일 수밖에 없다"며 "유가상승은 중장기적으로 경제에 부담을 준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별한 상황변화가 있기 전까지 주식시장의 최대 관건은 유가 동향일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벌써부터 내년 성장률을 하향 조정하는 기관이 많다.

리먼 브러더스의 미국경제 수석이코노미스트인 이탄 해리스는 유가상승,테러우려 및 경제불균형을 감안해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3.7%에서 3.3%로 낮춘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나 경기둔화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연방준비제도이사회 (FRB)가 단기금리를 연말까지 연 2%로 올릴 것으로 전망했다.

오는 27일 발표되는 2분기 경제성장률 수정치도 시장의 관심사다.

잠정치는 3%였다.

소비나 건축통계가 다소 늘어나는 방향으로 수정됐지만 6월 무역적자가 워낙 컸던 탓에 성장률이 하향수정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에 앞서 25일엔 7월 내구재 수주 동향이,26일엔 신규실업수당 신청 건수가 발표된다.

뉴욕=고광철 특파원 gw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