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인승 콤팩트 SUV(스포츠 레저복합차량)가 수십년간 1위 시장으로 군림해온 정통 세단을 위협하며 대세몰이에 나서고 있다.

지난 3월 미니 싼타페로 불리는 현대차의 '투싼'이 출시되면서 시작된 콤팩트 SUV 붐이 최근 기아차의 뉴스포티지 출시와 함께 급성장을 예고하고 있다.

쌍용차도 내년 코란도 후속모델을 선보이며 시장 키우기에 본격 가세할 조짐이다.

수입차 시장에서도 BMW X3,다임러크라이슬러 그랜드체로키 디젤, 랜드로버의 프리랜더, 포드 이스케이프 등이 선풍적인 인기를 모으면서 내수침체를 극복할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혼다코리아도 오는 10월 'CR-V'를 출시, 콤팩트 SUV 시장경쟁에 합류할 예정이다.

⊙ 스타일, 실용성에서 세단 능가

콤팩트 SUV의 최대 강점은 승용차의 주행성과 RV(레저용 차량)의 실용성, 다목적성을 겸비했다는 점.

여기에 고가에다 무겁고 긴 차체, 투박한 디자인, 시끄러운 소음과 진동 등 기존 SUV의 단점을 보완하면서 중형 세단과의 경쟁에서 우위에 올라선 것이다.

뉴스포티지, 투싼 등은 디젤엔진의 개량을 통해 승차감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고 편의장치를 대폭 강화했다.

차체를 줄여 가격은 떨어뜨리는 대신 연비는 높였다.

시트의 다양한 배열이 가능하도록 설계, 실용성도 끌어올렸다.

여기에 수려한 디자인과 4WD 시스템으로 험로 주파성까지 갖추면서 때마침 시작된 주5일 근무제로 급증한 레저인구의 눈을 사로잡았다.

20~30대 남성은 물론 아웃도어 라이프를 즐기려는 젊은 여성고객도 끌어들였다.

기아차의 뉴스포티지는 작은 차체와 넓은 실내공간, 고급 편의장치, 저렴한 가격과 경제적인 유지비 등을 강점으로 내세우며 시판 하루 만에 6천7백22대가 계약되는 기록을 올렸다.

투싼은 주차와 운행이 편리한 작은 차체와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SUV의 전통 고객층에 여성 고객까지 끌어들이는 기민한 마케팅 전략을 구사, 여성 고객 34%라는 초유의 기록을 세우며 성공적으로 시장에 진입했다.

쌍용자동차의 코란도 역시 1백20마력의 고출력, 3중 구조 강철 프레임 타입의 차체 안정성, 오프로드의 험로 주행에도 적합한 성능을 갖춰 마니아들의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자동차협회 관계자는 "2001년 17%에 머물던 SUV의 국내 시장점유율은 지난해 28%를 넘어섰으며 올해는 30%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 수입차도 콤팩트 SUV 대세몰이

'수입차=최고급 럭셔리 세단'이라는 등식도 깨지고 있다.

4천만원대의 가격으로 국산 SUV와의 경쟁성을 강화한 그랜드 체로키 디젤은 지난달 1백1대가 판매돼 다임러크라이슬러 월 판매량의 거의 절반을 차지했다.

모델별 판매순위로는 수입차 전체 중 4위에 올랐다.

도요타의 렉서스 RX330은 7월까지 누계 판매량이 4백87대로 역시 수입차 모델중 4위에 올랐다.

랜드로버의 프린랜더 역시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이에 따라 상반기 어코드를 앞세워 수입차 시장에 돌풍을 일으킨 혼다코리아는 10월 CR-V를 앞세워 콤팩트 SUV시장에 뛰어들 채비를 끝냈다.

CR-V는 어코드 L4 모델에 직렬 최고출력 1백60마력의 4기통 2.4ℓ 엔진을 장착, 뛰어난 도심주행 성능과 콤팩트한 디자인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콤팩트 SUV 시장 규모는 연간 10만대로 추정된다"며 "다양한 신차출시가 소비자의 입맛을 자극, 시장을 확대하면서 기존 준중형 세단시장을 위협할 수준으로 급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