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장을 질주해온 일본 디지털 카메라 시장에 브레이크가 걸렸다.

이에 따라 디지털카메라 DVD 박형TV 등 이른 바 '신 3종 신기(神器)'가 주도하는 일본 경제 회복이 정점을 지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기 시작했다.

23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일본 국내 디지털 카메라 출하대수는 지난 6월에 전년 동기 대비 12.6% 감소한 61만6천대에 그쳐,첫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게다가 '가격 파괴'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메이커들의 수익성도 나빠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4월 일본 최대 할인점 이온의 매장에는 1만9천8백엔(약 20만원)짜리 4백만화소 디지털 카메라가 등장했다.

이온이 국내 기업과 공동 기획,중국 메이커에 위탁 생산한 제품이다.

4백만화소 디지털카메라는 불과 1년 전만 해도 5만엔을 넘었다.

디지털 카메라 업체끼리 시장 쟁탈전이 치열해지면서 가격은 급락하고 있다.

일본 내 대당 평균 가격은 시판 초기인 99년의 4만6천2백엔에서 지난해에는 2만9천엔으로 30% 이상 하락했다.

당연히 메이커들의 채산성은 나빠졌다.

이달 10일 2분기(4~6월) 결산을 발표한 니콘의 경우 디지털카메라 출하대수는 전년 동기 대비 52.8% 늘어났지만 영업이익은 절반 이하로 감소했다.

업계에선 벌써부터 연말께 경쟁에서 낙오,디지털카메라 시장에서 도태되는 기업이 나올 것이라는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메이커들은 코스트 삭감과 해외시장 공략에 발벗고 나섰다.

캐논은 외주 비중이 컸던 렌즈 등의 부품을 자체 조달로 바꾸기 위해 오이타시에 제2공장을 건설 중이다.

부품의 자체 생산을 통해 신제품 개발부터 출하까지 기간을 단축하고,소비자 니즈에 맞는 제품을 재빨리 내놓아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니콘은 올해 상반기부터 인건비가 싼 중국 공장에서 콤팩트형 디지털카메라 양산에 들어갔다.

또 10만엔대의 렌즈형 고가 신제품을 개발,승부를 걸고 있다.

코니카 미놀타 올림푸스 등도 가격 파괴가 덜한 고급형 제품을 올 가을 새로 선보인다.

디지털 카메라 업체들은 최근 수요가 크게 늘고 있는 유럽 아시아 등 해외시장을 공략,판매를 늘린다는 입장이다.

도쿄=최인한 특파원 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