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시장 내 실적호전 IT(정보기술)주들이 관심을 끌고 있다.

증권사들은 이들 종목에 대해 추천 강도를 부쩍 높이는 모습이다.

실적악화를 앞다퉈 경고하던 이달 초와는 사뭇 대조적이다.

IT주들이 관심을 모으는 이유는 먼저 주가 하락 골이 실적 둔화 폭보다 깊었다는 점이다.

LCD부문 경기 저점이 예상보다 빨라져 바닥을 치는 시점도 앞당겨질 것이란 전망과 미국 대만의 IT지수 반등도 긍정론을 확산시키는 요소다.

이에 따라 IT주 가운데 실적이 호전되는 곳과 틈새시장을 파고든 업체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역시 IT주

23일 국내 증권사들은 IT관련주를 잇따라 추천했다.

대우증권은 "IT경기 하강국면에서 내성을 지닌 실적호전주에 관심을 둘 시점"이라며 에프에스티 한성엘컴텍 인터플렉스 등을 꼽았다.

이 증권사 신동민 연구원은 "IT경기 저점이 당초 예상보다 빠른 내년 1분기 전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며 "이런 전망이 코스닥 IT주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신증권은 휴대폰 부품주에 대한 비중확대를 주문하면서 유일전자 KH바텍 인탑스 아모텍 엠텍비젼 등을 추천종목으로 제시했다.

이 증권사 이영용 연구원은 "실적이 악화되지 않았음에도 주가 하락 폭이 컸다"며 "반등 탄력도 그만큼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연구원은 "주요 고객인 삼성전자의 휴대폰 부문 영업이익률이 낮아졌지만 이들의 영업이익률은 소폭 둔화에 그쳐 단가인하 흡수 능력을 보여줬다"고 지적했다.

동양종금증권은 신규 등록종목의 하락 폭이 유난히 컸던 만큼 새내기 IT주에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고 조언했다.

디에스엘시디 삼진엘앤디 시사닷컴 코엔텍 휘닉스피디이 등이 대상이다.

이현주 연구원은 "최근 IT부문이 강한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고 올해 신규 등록업체의 47%가 IT업종이라는 측면에서 상승세를 기대해볼 만하다"고 설명했다.

IT주들이 추천 리스트에 오르는 빈도도 잦아졌다.

현대증권은 KH바텍을 신규 추천종목에 올렸다.

네패스 휘닉스피디이 주성엔지니어링 등도 최근 증권사 추천리스트에 단골로 오르고 있다.

◆실적·개별재료 따라 차별화

코스닥 IT기업들이 잇단 러브콜을 받고 있지만 지난 4월처럼 동반상승하는 대규모 랠리는 나타나기 힘들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전진오 현대증권 스몰캡 팀장은 "최근 상승세는 IT업종의 전반적인 흐름으로 보기는 힘들다"며 "업체별 실적추이나 삼성전자 주가 등을 고려할 때 무차별적인 추가매수는 다소 부담스러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애널리스트들은 IT업종 내 차별화를 염두에 두고 실적과 개별 모멘텀에 주목하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증권사들이 실적이나 업종,공모시점 등을 업종 내 주요 변수로 내세우는 것도 이 때문이다.

대신증권 봉원길 연구원은 "업종 전반의 동반 상승세보다는 구체적인 재료를 가진 곳을 선별해 접근할 필요가 있다"며 "업체별 주가 차별화가 두드러질 경우 더 높은 수익률을 가져다 줄 것"이라고 조언했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