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께를 기존보다 3분의2 수준으로 줄인 초슬림형 브라운관 시장선점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삼성SDI가 지난달 두께를 대폭 슬림화한 32인치 브라운관 '빅슬림'을 세계 처음으로 공개한데 이어 LG필립스디스플레이도 23일 두께를 15cm 줄인 32인치 브라운관 '슈퍼슬림'을 발표했다.


두 회사는 모두 32인치 슬림형 브라운관을 내년초부터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브라운관 TV는 화면을 키울수록 더욱 두꺼워지는 것이 단점. 때문에 플라스마디스플레이패널(PDP) TV와 액정표시장치(LCD) TV의 등장과 함께 수요가 크게 줄어들 것으로 우려돼 왔던 품목이다.


그러나 삼성SDI LG필립스디스플레이 등 국내 업체들이 슬림화 기술을 개발,두께 줄이기 경쟁에 나서면서 세계 경쟁업체들도 초긴장 상태에 빠졌다.


이 브라운관을 채용한 TV는 두께가 기존 54cm에서 38cm로 크게 줄어든다.


그러나 기술 개발에 따라 두께가 20cm 수준까지 얇아질 것으로 보이는데다 가격 또한 경쟁 품목에 비해 월등히 낮아 PDP.LCD TV와 치열한 영역 다툼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빅슬림 vs 슈퍼슬림


슬림형 브라운관 시장 경쟁에 불을 붙인 것은 삼성SDI.이 회사는 지난달 브라운관 TV의 두께를 38㎝로 줄일 수 있는 32인치 브라운관 '빅슬림'을 발표,세계 업계를 놀라게 했다.


이 제품이 공개되자 브라운관 생산을 포기하려 했던 세계 경쟁업체들은 삼성SDI에 라이선스 생산을 타진해오는 등 초슬림형 브라운관 TV에 깊은 관심을 보여왔다.


더욱이 LG필립스디스플레이가 같은 유형의 기술을 내놓고 양산시점도 내년초로 확정하자 각 기업은 '브라운관의 부활' 가능성으로 초긴장 상태에 빠진 것으로 전해졌다.


LG필립스디스플레이가 영국 더람공장에서 21인치 제품을 생산하기 시작한 데다 곧 중국 난징공장에서 같은 크기의 브라운관을 생산키로 하자 삼성SDI도 32인치 제품의 양산 시점을 올 연말로 앞당기기 위해 총력전을 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얇게 더 얇게


더 얇은 브라운관 개발에서도 양사는 불꽃 튀는 경쟁을 벌이고 있다.


삼성SDI는 이미 올해초부터 두께가 20㎝에 불과한 초슬림 브라운관 개발작업에 착수했다.


2년간 1백억∼1백50억원을 투입,2006년초에 상용화할 계획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이 제품은 무게도 기존 제품에 비해 20% 가량 줄어들 것"이라며 "2006년에는 PDP TV 두께(10㎝ 내외)에 육박하는 브라운관 TV가 탄생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LG필립스디스플레이 관계자도 "브라운관의 두께는 빠르게 얇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부활하는 브라운관


삼성SDI와 LG필립스디스플레이가 초슬림 브라운관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판매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전세계 브라운관 업체들의 판매량은 지난해 2분기 3천9백만개로 줄었다가 3분기(4천4백만개)부터 다시 늘어나기 시작,올 2분기엔 5천1백20만개까지 늘었다.


수요가 아직 건재한 데다 최대 약점이 해결됨에 따라 브라운관은 여전히 매력적인 시장으로 남을 것이란게 삼성SDI와 LG필립스디스플레이의 판단이다.


두 회사는 24일부터 대구 엑스코(EXCO)에서 열리는 국제정보디스플레이전시회(IMID)에서 '빅슬림'과 '슈퍼슬림'을 나란히 전시, 업계 전문가들의 심판을 기다린다.


장경영 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