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은 대중적인 명품 이미지로 소비자를 사로잡는 이른바 '매스티지(Masstige)' 전략이 가장 잘 통하는 품목 중 하나다.

경기 침체가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도 50만원대 이상의 고가폰이 불티나게 팔리는 걸 보면 알 수 있다.

실제로 화소(픽셀)가 1백만개 이상인 메가픽셀 카메라폰은 이미 국내에서 '1백만대 판매시대'를 맞이했다.

국내 소비자들은 특히 의상이나 장신구에 신경쓰는 것만큼이나 '명품' 휴대폰을 고집하는 경향이 짙다.

삼성전자의 '올림픽 골드폰'은 최근 인터넷 경매에서 고유번호가 붙었다는 이유로 6백32만원에 낙찰되기도 했다.

그래서인지 최근 들어 국내 휴대폰업체들은 고가 제품에 부쩍 더 신경을 쓰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1백만화소폰이 나온 데 이어 지난 6월 2백만화소폰이 등장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아 벌써 3백만화소폰이 개발됐다.

물론 무조건 화소수가 높다거나 비싸다고 해서 명품은 아니지만 세련된 디자인에 동영상 촬영,MP3플레이어,3D(3차원)게임 등 온갖 기능이 녹아있는 제품이 많아 눈길을 끈다.

◆메가픽셀 전성시대=1백만화소 이상의 메가픽셀폰은 이미 대세다.

삼성전자 LG전자 팬택앤큐리텔 VK 등이 내놓은 제품 중 5만대 이상(소비자 판매기준) 팔리는 히트 모델이 연이어 나오고 있다.

1백30만화소대 카메라폰인 삼성 '효리폰'은 SK텔레콤(SCH-V420)과 KTF(SPH-V4200)을 통해 각각 9만대씩 판매됐다.

두달 전에 나온 2백만화소 '권상우폰'(SPH-V4400)도 70만원대 고가인데도 5만대 가까이 팔려나가고 있다.

이 제품은 고급스러운 디자인에 촬영한 동영상이나 사진은 TV로 연결해 볼 수도 있다.

LG전자의 MP3폰(LG-LP3000)은 무료 음악파일을 무제한 재생할 수 있는 기능에 힘입어 17만대나 팔렸다.

팬택앤큐리텔의 1백30만화소 카메라폰 중 일명 '박신양폰'(PG-K6500)도 5만여대나 팔려나갔다.

최근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있는 영화배우 강동원이 이 제품의 광고모델로 나와 시선을 모으기도 했다.

◆입맛 따라 골라 본다=고급 휴대폰은 날이 갈수록 진화하고 있다.

지문인식이나 3D게임,진동스피커폰 등 소비자 기호에 따라 다양한 기능이 탑재된 제품이 속속 나오고 있다.

LG전자는 최근 국내 최초로 지문인식 기술이 적용된 메가픽셀 카메라폰(모델명 LG-LP3800)을 LG텔레콤을 통해 선보였다.

50만원대인 이 제품은 잠금장치를 풀거나 모바일뱅킹을 이용할 때 비밀번호 대신 지문을 사용할 수 있다.

음악 15곡을 저장할 수 있는 MP3플레이어 기능도 지녔다.

음향에 까다로운 취향을 가진 사람이라면 삼성전자의 최신 모델인 진동스피커폰'(SCH-V540)에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MP3음악파일을 16곡까지 담을 수 있고 멜로디에 맞춰 스피커의 진동 속도와 세기가 변해 입체음향을 구현하는 제품이다.

가격은 60만원대 중반.

'실속형 명품폰'도 있다.

기업체 경영자나 임원을 겨냥해 중후한 멋을 살렸다는 삼성전자의 'CEO폰'(SCH-E560)은 일반 휴대폰의 글자크기보다 1.5배 정도 큰 '큰 글씨 보기'와 1시간 분량의 연속 녹음 기능 등을 갖추고 있다.

가격이 40만원대.

고성연 기자 amaz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