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상을 주제로 한 박사학위 논문이 처음 등장했다.

인상연구가 주선희(45.여)씨는 25일 경희대 학위수여식에서 `동ㆍ서양 인상학(人相學) 연구의 비교와 인상관리에 대한 사회학적 고찰' 논문으로 사회학박사 학위를 받는다.

주씨는 논문에서 서양의 인상연구가인 히포크라테스ㆍ아리스토텔레스, 이제마와달마 등 동양의 인상연구가를 각각 비교, 공통점과 차이점을 체계적으로 정리했다.

주씨에 따르면 동ㆍ서양의 인상연구가들은 상을 보는 방법과 남녀차별적인 관상관을 지녔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동양은 일시적, 개별적인 흐름을 띄지만 서양은 분석적, 축적적인 특징을 지녔다고 밝혔다.

주씨는 특히 시대 흐름에 따라 인상도 고정적으로 해석되지 않고 다양한 해석이가능하다며 대표적인 예로 큰 눈과 두드러진 광대뼈, 발달한 턱선을 지닌 `과부상'을 꼽았다.

기존에 좋지않은 이미지로 통했지만 남녀가 평등해지고 여성의 왕성한 사회활동이 보편화하면서 `과부상' 여성들이 큰 역할을 해내는 경우가 많다는 것. 힐러리 클린턴 미국 상원의원은 대표적인 `과부상'의 얼굴형이지만 남자의 기를누를 만한 기운으로 남편을 대통령으로 당선시켰으며 `르윈스키 스캔들' 때도 의연한 모습으로 대통령을 지켜내면서 장부보다 더 강인한 모습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또 "매들린 올브라이트 전 미국 국무장관도 턱이 틀어지지는 않았지만 넓적한얼굴의 `과부상'에 해당한다"며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자기 성취의 기운으로 인상을극복한 아주 좋은 사례"라고 주씨는 덧붙였다.

주씨는 그러나 `과부상'이 남성의 생명을 단축하는 불길한 상으로 여겨지는 데반해 `홀아비상'은 존재하지도 않고 여자의 생명을 단축하는 남성의 상도 따로 없다는 점에서 대표적인 남녀차별적 인상이라고 부연했다.

한편 최근 한 결혼정보 업체의 설문조사 결과 `이상적인 며느릿감'으로 탤런트김정은이 1위에 오른 데 대해 주씨는 신세대 부모들은 자신의 생각을 솔직히 말할줄 아는 친딸 같은 며느리를 원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주씨는 "김정은은 크고 동그란 눈을 가졌으면서도 눈의 선이 날카롭지 않아 지나치게 예민하지 않고, 말할 때 눈썹이 자주 움직여 감정이 변화무쌍하며 또렷한 입술이 상하좌우로 시시각각 모습을 달리하는데 이는 거슬리더라도 할 말은 똑 부러지게 해야 하는 성격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주씨는 "인상은 개인의 모습이지만 현 시대의 사회상이 개인에게 투영된 것인만큼 개인의 성공 뿐만 아니라 사회의 성공을 위해서도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교육이필요하다"는 주장으로 논문을 마무리했다.

(서울=연합뉴스) 조성현기자 eyebrow76@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