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철 사장은 금호아시아나 그룹 CEO 가운데 가장 골프를 못친다.

본인 말을 빌리면 "거의 발로 차고 다니는 수준"이다.

금호아시아나 그룹 CEO들은 대체로 골프실력이 수준급이다.

박삼구 회장이 농반으로 "CEO가 골프를 못친다면 머리가 나쁘거나 아니면 게으른 탓"이라고 강조했기 때문에 골프에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다.

이런 분위기니 오 사장의 골프스트레스는 이만저만이 아니다.

사장단 골프라운딩이라도 있는 날이면 박 회장과 같은 조에 배치되지 않으려고 갖은 애(?)를 쓴다.

오 사장이 처음 골프채를 잡은 것은 지난 97년 9월,총괄 부사장이 되고 나서다.

그것도 자의가 아니라 신형인 당시 사장(현 금호타이어 고문)의 강권에 의해 '울며 겨자먹기'로 시작했다.

하지만 직원들이 어떻게 생각할지 눈치가 보여 내키지 않았다.

연습 잘하고 있느냐는 신 고문의 채근에 "열심히 하고 있다"고 대답은 했지만 속으론 이만저만 부담스러운 게 아니었다.

98년 초로 첫출장 날짜가 잡혔지만 IMF 사태로 뜻(?)을 이루지 못했다.

첫 라운딩은 2년 뒤인 2000년 봄에 이뤄졌다.

나름대로 열의를 갖고 다녀봤지만 좀처럼 실력이 늘지 않았다.

"이렇게 스트레스를 받을 바에야 차라리 등산하는 것이 낫겠다는 생각을 자주 합니다. 하지만 어떡합니까. 비즈니스에 꼭 필요하다는데…."

끈질기게 핸디캡을 물어봤다.

봐줘서 한 백개쯤 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