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가 박스권을 맴돌고 있는 가운데 채권 가격이 급등하자 일임형 랩 어카운트(종합자산관리계좌) 시장에서도 채권형이 인기를 끌고 있다.

현대증권이 대표적이다.

현대증권은 지난 5월 뒤늦게 일임형 랩 판매에 뛰어들었지만 채권형에 주력한 덕분에 선발 주자인 삼성증권과 대우증권을 위협하고 있다.

지난 23일 현재 현대증권의 일임형 랩 판매금액은 5천9백66억원이며 이중 87%인 5천1백90억원이 채권형이다.

지난달 일임형 랩 시장에 진출한 대신증권도 총 판매대금 1천2백35억원 중 68%인 8백44억원을 채권형으로 끌어모았다.

LG투자증권도 5천6백30억원의 판매금액 가운데 18%인 1천억원가량이 채권형 상품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경기 둔화 우려와 콜금리 인하로 채권값이 강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라며 "개인은 물론 신협 새마을금고 등 법인들도 채권 투자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채권형 랩이 늘어나는 것은 증권사 수익 측면에선 부정적이란 지적도 있다.

주식형의 경우 수수료 수입이 운용자산 대비 연 2∼3%인 반면 채권형은 연 0.1∼0.2%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또 채권형 강세는 결국 주식시장의 수급 기반을 악화시키는 부메랑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