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매스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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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익스피어 작 '햄릿'에 등장하는 왕의 시종 폴로니우스는 아들에게 이렇게 조언한다.
"상냥하되 천박해선 안된다. 낭비하진 말되 주머니가 허락하는 한 옷을 잘 입어라.부자처럼 굴어라,사치스럽게 보이지는 말고."
'옷이 날개'라거나 '형식이 내용을 지배한다'고 하는 것처럼 외관은 첫인상과 그에 따른 대인관계 형성에 큰 영향을 미친다.
그래서일까.
여유가 생기면 누구나 남들이 알아주고 그럼으로써 자신의 품격이나 위치가 높아지는 듯한 물품을 원한다.
이런 욕구를 겨냥,품질과 디자인에서 최고를 지향하는 대신 엄청난 값을 매기는 게 이른바 명품이다.
소비자가 똑똑해진 걸까,형편이 어려워진 걸까.
한동안 거셌던 명품 바람이 잦아든 대신 패션제품 가전품 자동차 먹거리에 이르기까지 '매스티지(masstige)'가 뜨고 있다는 소식이다.
매스티지는 대중을 뜻하는 'mass'와 고급품을 의미하는 'prestige goods'의 합성어.신명품 내지 준명품으로 불린다.
미국의 마이클 실버스타인(보스턴컨설팅그룹)과 네일 피스케(배스&보디웍스)가 작년 봄 '하버드비즈니스리뷰'(대중을 위한 럭셔리)에서 처음 언급했고 국내엔 LG경제연구원(박정현)에 의해 소개됐다.
실버스타인 등은 중산층의 소비패턴 변화에 따라 매스티지가 미국 소비재시장의 20%를 차지하고 연 10∼15% 성장한다고 보고했다.
국내의 매스티지 바람에 대한 해석은 구구하다.
'생활수준 향상에 따라 프리미엄제품을 찾는 사람이 늘었다' '명품을 써본 사람이 합리적 소비태도를 갖게 됐다' '비싸도 좋은 걸 원하는 웰빙바람이 한몫 했다' 등이 있는가 하면 '잠재적 소비욕구를 자극하려는 상술이다' '매스티지라는 용어에 힘입었다'는 분석도 나왔다.
어쨌거나 매스티지는 새로운 소비코드로 자리잡고 있다.
문제는 경기에 영향을 덜 받는 매스티지족을 타깃으로 한 제품이 대부분 기존 해외명품에서 값을 낮춰 내놓은 서브브랜드라는 대목이다.
명품은 하루 아침에 만들기 어렵지만,매스티지는 품질관리에 '실속형 고급품'이라는 감성적 효용을 더해 유행시키면 충분히 ?새명품?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이다.
매스티지 시장을 향한 국내 업계의 분발을 기대한다.
박성희 논설위원 psh77@hankyung.com
"상냥하되 천박해선 안된다. 낭비하진 말되 주머니가 허락하는 한 옷을 잘 입어라.부자처럼 굴어라,사치스럽게 보이지는 말고."
'옷이 날개'라거나 '형식이 내용을 지배한다'고 하는 것처럼 외관은 첫인상과 그에 따른 대인관계 형성에 큰 영향을 미친다.
그래서일까.
여유가 생기면 누구나 남들이 알아주고 그럼으로써 자신의 품격이나 위치가 높아지는 듯한 물품을 원한다.
이런 욕구를 겨냥,품질과 디자인에서 최고를 지향하는 대신 엄청난 값을 매기는 게 이른바 명품이다.
소비자가 똑똑해진 걸까,형편이 어려워진 걸까.
한동안 거셌던 명품 바람이 잦아든 대신 패션제품 가전품 자동차 먹거리에 이르기까지 '매스티지(masstige)'가 뜨고 있다는 소식이다.
매스티지는 대중을 뜻하는 'mass'와 고급품을 의미하는 'prestige goods'의 합성어.신명품 내지 준명품으로 불린다.
미국의 마이클 실버스타인(보스턴컨설팅그룹)과 네일 피스케(배스&보디웍스)가 작년 봄 '하버드비즈니스리뷰'(대중을 위한 럭셔리)에서 처음 언급했고 국내엔 LG경제연구원(박정현)에 의해 소개됐다.
실버스타인 등은 중산층의 소비패턴 변화에 따라 매스티지가 미국 소비재시장의 20%를 차지하고 연 10∼15% 성장한다고 보고했다.
국내의 매스티지 바람에 대한 해석은 구구하다.
'생활수준 향상에 따라 프리미엄제품을 찾는 사람이 늘었다' '명품을 써본 사람이 합리적 소비태도를 갖게 됐다' '비싸도 좋은 걸 원하는 웰빙바람이 한몫 했다' 등이 있는가 하면 '잠재적 소비욕구를 자극하려는 상술이다' '매스티지라는 용어에 힘입었다'는 분석도 나왔다.
어쨌거나 매스티지는 새로운 소비코드로 자리잡고 있다.
문제는 경기에 영향을 덜 받는 매스티지족을 타깃으로 한 제품이 대부분 기존 해외명품에서 값을 낮춰 내놓은 서브브랜드라는 대목이다.
명품은 하루 아침에 만들기 어렵지만,매스티지는 품질관리에 '실속형 고급품'이라는 감성적 효용을 더해 유행시키면 충분히 ?새명품?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이다.
매스티지 시장을 향한 국내 업계의 분발을 기대한다.
박성희 논설위원 psh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