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리드카(hybrid car) 시대가 열린다.

고유가 시대를 맞아 저연비 차량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는데다 해외시장에서도 이 차량이 중요한 경쟁 포인트로 등장하자 현대자동차 등 국내업체들이 하이브리드카 양산을 서두르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오는 10월말 클릭 하이브리드 모델 50대를 정부에 공급키로 했다고 25일 밝혔다.

국내 업체가 하이브리드카를 생산,판매에 나서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현대차는 또 정부가 공공기관의 하이브리드카 구매를 의무화하는 오는 2006년부터 베르나급으로 하이브리드 모델을 양산,본격적인 시판에 나서기로 했다.

정부는 하이브리드카를 구매할 경우 세제혜택까지 준다는 방침이어서 국내에도 본격적인 하이브리드카 시대가 활짝 열릴 전망이다.

하이브리드카는 연료소모가 많은 시동 및 저속주행시에는 전기모터로 달리고 연료소모가 적은 정속주행시에는 가솔린엔진으로 구동하는 방식.별도의 충전없이 자동차의 운동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회수해 에너지소비를 최소화한 차종이다.

현대차는 경찰청 등 정부에 납품할 클릭 하이브리드 모델의 경우 연료효율이 기존 가솔린 엔진에 비해 40% 가량 높은 데다 울트라 저배기가스기준(ULED)을 충족할 정도로 환경친화적이라고 설명했다.

기존 가솔린 엔진을 탑재한 클릭의 연비가 ℓ당 12㎞인 데 비해 하이브리드 모델은 1ℓ로 16.8㎞를 주행할 수 있다.

이 회사는 내년 중 베르나급 하이브리드 모델 개발을 마치고 3백50대 가량을 정부 부처에 납품해 시범운행한 후,양산 보급에 들어간다는 전략이다.

현대차는 배기가스 규제 강화 및 유가 급등과 맞물려 세계적으로 하이브리드 차에 대한 수요가 계속 커질 것으로 보고 개발 및 양산 일정을 앞당기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밖에 도요타코리아도 내년께 렉서스의 하이브리드 스포츠레저차량(SUV) 신차인 'RX400'을 국내에 들여와 판매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져 머지않아 국내 시장에서도 본격적인 하이브리드카 경쟁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미 해외에서는 도요타가 '프리우스'를 내세워 하이브리드카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가운데 GM 포드 혼다 등이 잇따라 이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지난 7월 한달동안 미국에서 '프리우스'를 5천대 이상 판매한 도요타는 내년 전세계 하이브리드카 판매 목표를 30만대로 책정했다.

도요타는 이를 위해 렉서스 등 하이브랜드 2개 차종의 하이브리드 모델을 추가로 선보일 예정이다.

혼다도 시빅 하이브리드 모델에 이어 어코드 세단을 추가로 투입,시장 확보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GM도 5년 내 12개 모델의 하이브리드 차량을 개발,미래 자동차 시장을 주도한다는 계획을 최근 밝혔다.

포드도 조만간 스포츠 레저차량인 이스케이프를 하이브리드 버전으로 내놓을 예정이다.

메이저 자동차 메이커들이 하이브리드와 연료전지 등 미래형 자동차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것은 고유가 시대가 도래하면서 저연비차량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하이브리드카를 포함한 대체연료차의 비중은 2005년 전체 시장의 2%에서 2020년 42%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이익원 기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