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기피 현상 속에서 가임 여성마저 감소,지난해 태어난 신생아 수가 사상 최저를 기록했다.

통계청이 25일 발표한 '2003년 출생·사망통계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총 출생아 수는 49만3천5백명으로 전년(49만4천6백명)보다 1천1백명 감소,지난 70년 통계를 작성한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인구 1천명당 출생아 수도 10.2명으로 전년(10.3명) 대비 0.1명 감소했다.

지역별로는 경기(인구 1천명당 11.9명) 광주(11.3명) 제주(11.8명) 울산(10.9명) 등의 출산율이 높았고,부산(8.0명) 전남(8.9명) 경북(9.2명) 등은 전국 평균(10.2명)을 밑돌았다.

여성 1명이 가임기간(15∼49세)에 낳은 평균 출생아 수(합계출산율)는 1.19명으로 전년(1.17명)보다 0.02명 늘어나,2001년 이후 2년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전체 출생아 수는 줄었지만 가임여성 숫자가 이보다 더 큰 폭으로 감소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가임여성 인구는 1천3백75만8천명으로 전년도(1천3백78만5천명)에 비해 2만7천명 감소,93년 이후 처음 뒷걸음질했다.

이처럼 합계출산율이 지난해 반짝 높아지긴 했지만 미국(2.01명) 일본(1.29명) 프랑스(1.88명) 영국(1.73명) 등에 비해서는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결혼을 늦게 하는 여성들이 늘어나면서 출산모의 평균 연령은 10년 전인 93년(27.6세)에 비해 2.2년 높아진 29.8세로 집계됐다.

한국 여성의 평균 초혼 연령은 같은 기간 25.1세에서 27.3세로 2.2년 상승했다.

'여아 1백명당 남아 출생비'는 1백8.7명으로,10년 전의 1백15.3명보다 6.6명 감소하며 정상성비(1백5±2명)에 근접했다.

출생성비는 94년 정부가 태아 성감별을 금지한 후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다.

그러나 셋째 아이 이상의 출생성비는 1백36.6명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남아선호 경향이 여전히 남아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편 남자는 60대부터 사망률이 급격히 높아지고,여자는 70대부터 상승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남자가 여자보다 특히 많이 사망하는 연령대는 40∼50대로 남자 사망률이 여성 사망률보다 세 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밖에 사망 장소는 병원(45.1%)이 자택(42.6%)을 지난해 처음 앞질렀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