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이 기금관리기본법의 내용을 보완해 개정을 추진하기로 당론을 정했다.

이에 따라 연기금의 주식투자 허용을 반대하고 있는 야당과 절충점을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열린우리당은 25일 연기금의 주식·부동산 투자를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는 기금관리기본법 3조3항을 삭제하되,투자허용에 따른 부작용을 줄이도록 개정안을 보완하기로 당론을 모았다.

열린우리당은 우선 연기금을 주식과 부동산에 투자할 경우 투자한도를 기금운용 계획에 명시해 사전에 국회의 심의·의결을 받도록 하는 내용을 법 개정시 반영키로 했다.

또 △기금자산 운용에 정부가 부당하게 개입하는 것을 차단하는 조항을 신설하고 △자산운용 지침을 제정,공시하도록 의무화하며 △주식 등 투자자산별 위험관리의 기준과 절차를 정하도록 법에 명문화하기로 했다.

연기금의 자산운용이 정부로부터 독립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최소한의 안전장치를 두겠다는 것이다.

열린우리당은 이와 함께 연기금 운용의 투명성과 전문성을 높이는 방안도 마련키로 했다.

국민연금 등 자산운용 규모가 큰 기금의 경우 자산운용을 관리하는 별도의 '기금운용위원회'를 두고 민간 자산운용 전문가의 참여를 확대하는 방안을 국민연금법 개정시 적극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은 "연기금의 주식투자를 허용할 경우 대규모 손실에 따른 부담을 국민이 떠안게 된다"며 반대입장을 재확인했다.

이한구 정책위의장은 "연기금의 지배구조를 근본적으로 개선하는 입법이 선행되지 않는 한 정부가 연기금을 주가 띄우기 수단으로 악용할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여야간 입장차이가 워낙 커서 향후 논의 과정에서 격론이 예상된다.

하지만 야당 일각에서도 '정부의 부당개입 차단을 명문화한다'는 여당 안에 공감을 표시,향후 타협점을 찾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편 한나라당과 민주노동당 민주당 자민련 등 야4당은 내달 기금관리기본법과 국회예결위의 상임위화 등을 주제로 국민대토론회를 갖기로 했다.

양준영 기자 tetri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