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 중림동에서 한식당을 운영하는 이모 사장은 카드사로부터 카드가맹점 수수료를 2.7%에서 5%로 올려달라는 통보를 받고 요즘 밤잠을 설치고 있다.

내수 침체로 손님들의 발길이 크게 줄어든 마당에 카드 수수료를 매출의 2.3%나 더 내라는 소식에 걱정이 태산이다.

더욱이 지난 7월 부가가치세 확정신고때부터 카드매출 세액공제율이 매출의 2%에서 1%로 줄어드는 바람에 그는 부가가치세를 종선보다 1백만원 많은 3백만원이나 납부했다.

할 수 없이 김치찌개 등의 요금을 4천5백원에서 5천원으로 올린 이 사장은 카드 수수료 인상으로 다시 요금을 올려야 하느냐며 하소연했다.

신용카드사들이 지난 7월부터 가맹점들에 개별적으로 카드 수수료 인상방침을 통보해 나가자 식당을 운영하는 이 사장 같은 영세 사업자들은 물론 할인점 이동통신사 등 유통·서비스업체들이 곳곳에서 반발,카드사들과 마찰을 빚고 있다.

이에 따라 전국가맹점사업자단체협의회는 26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카드사들의 일방적인 수수료 인상에 대해 항의하는 기자회견을 갖기로 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수퍼마켓연합회 김경배 회장,유흥음식업중앙회 오호석 회장, 음식업중앙회 남상만 회장 등 세 명의공동 대표를 비롯 할인점 주유소 노래방 등 전국 18개 업종 단체의 실무 간사들이 나와 카드 수수료 인상의 부당성을 설명할 예정이다.

한편 카드업계는 SK텔레콤 등 이동통신 3사에 내달부터 휴대폰 요금의 신용카드 결제 수수료율을 1.5%에서 2.1∼2.5%대로 인상해 달라고 통보했다.

이에 통신사들은 카드결제 할인혜택 철폐 방침을 밝히는 등 카드수수료 분쟁이 통신업계로 번지고 있다.

또 비씨카드는 이마트측에 64개 전점포의 가맹점 수수료율을 9월1일부터 기존 1.5%에서 2.0∼2.35%로 인상 적용한다는 최후통첩성 공문을 발송했다.

이에 따라 추석 카드 대란이 현실화되지 않을까 우려되고 있다.

정부는 추석 선물 특판이 시작되는 다음주까지 신용카드사와 가맹점간 수수료 분쟁이 자율적으로 해결되지 않을 경우 금융감독원 등을 통해 중재에 나서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박수진·고성연·송종현 기자 amaz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