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보유량이 꾸준히 늘고 경영실적도 호조를 보이고 있지만 미국 기업들은 여전히 투자를 꺼리고 있다.

CNN머니는 25일 "기업 투자가 살아나지 않아 고용 부진 등 미국 경제 전반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경영 컨설팅업체 액센추어가 최근 미국 내 3백개 대기업 최고경영자(CEO)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52%는 "현 경제 상황에서는 기업 지출이 크게 늘어날 가능성이 거의 없으며,2000년과 같은 정보기술(IT) 활황이 재연되기도 어렵다"고 답했다.

지난 4분기 연속 미국 기업들의 영업실적은 연율 20% 이상씩 증가했다.

금리가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올해 기업들의 신규 부채는 거의 없는 상황이다.

이처럼 미국 기업들의 재무상황이 좋다는 현실을 감안하면 이번 설문조사 결과는 매우 실망스러운 것이라고 월가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월가 전문가들은 기업투자가 살아나지 않는 이유가 테러위협과 고유가,미 대통령 선거 등 경제 외적인 불확실성 요인이 많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일부 기업의 경우 기업지배구조 문제로 CEO의 위치가 위협받고 있어 신규 투자에 더욱 소극적으로 변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투자자문사인 아르구스 리서치의 리처드 야마론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기업투자 부진은 일자리 창출을 더디게 만들며 그 결과 미국 내 고용시장은 아직도 본격적인 회복세를 타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불확실성이 제거되지 않는 한 당분간 기업들은 현금만 움켜쥐고 있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CNN머니는 "불확실성이 있는 경제 상황에서 기업은 보수적인 투자 경향을 보인다"며 "경기 회복세에 대한 확신이 들었을 때 기업은 직원을 채용하고 신규사업도 벌일 것"이라고 전했다.

유영석 기자 yoo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