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정보원이 'KAL 858기 폭파''민청학련'등 13개 사건을 과거사 조사대상으로 선정한 것으로 알려진 데 대해 여야는 26일 상반된 반응을 보였다.

열린우리당은 노무현 대통령이 '국가기관의 인권침해행위 및 불법행위 고백'을 촉구한데 따른 후속 조치인 만큼 당연하다는 입장을 보인 반면 한나라당은 "정치적인 의도가 있다"며 반발했다.

열린우리당 소속 정보위 위원인 장영달 의원은 "국정원이 과거 모순을 스스로 청산하겠다는 점을 높이 평가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는 "왜 권력기관이 과거사 진상 조사를 하느냐"고 따졌다.

박 대표는 국정원이 과거사조사위에 시민단체 관계자를 참여시키기로 전해진 데 대해 "검증받지 않은 시민단체가 국회의원도 보기 힘든 기밀자료를 보는 것은 국가안보에 커다란 위험이 될 수 있다"고 반대했다.

김덕룡 원내대표는 "대통령의 지시에 의한 권력기관의 과거사 조사 개입은 중단돼야 한다"며 "당내 태스크포스(TF)팀을 만들어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정보위원인 권영세 의원은 "국정원이 '모사드'처럼 국민에게 사랑받는 기관이 되겠다고 했는데,과거사 진상조사에 나서는 것이 사랑받는 길인지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

한나라당은 내달 정기국회가 열리자마자 정보위를 소집해 국정원의 과거사 진상규명에 대해 집중 추궁할 방침이다.

이에대해 국정원은 "과거 의혹사건을 있는 그대로 규명하기 위해 조사 기구 구성과 조사 방법 등에 대한 방안을 마련중"이라면서도 "13개 사건을 조사대상으로 선정했다는 보도는 사실과 다르다"고 부인했다.

홍영식·양준영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