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고 명문 칭화(淸華)대학이 외국인 교수진을 보강하고 기숙사를 개조하는 등 세계 일류대학으로 도약하기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벌이고 있다.

사회주의체제의 대학에서 벗어나 서구 시스템을 갖춘 대학으로 변신을 시도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 아이비리그 벤치마크 중=칭화대는 지난 몇 년간 미국 아이비리그에서 교수진을 잇따라 스카우트해 학과장을 맡겼다.

가브리엘 살벤디(경제관리대 관리공학) 교수는 퍼듀대,로리 올린(건축대 경관학) 교수는 하버드대,앤드루 야오 리서치센터장은 프린스턴대에서 데려왔다.

존 소턴(MBA 글로벌리더십전공) 교수는 전 골드만삭스 최고재무관리자(CFO) 출신이다.

또 캠퍼스를 리노베이션하기 위해 미국에서 대학 건축 전문가 2명을 초청,마스터플랜을 만들고 있다.

이 계획에 따라 도서관이 리모델링되고 기숙사가 8인1실에서 4인1실로 바뀌었다.

◆중국의 대학 경쟁력 제고 노력=칭화대의 변신은 1999년 중국 정부가 대학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마련한 '985조치'를 계기로 시작됐다.

중국 정부는 이 조치에 따라 지금까지 34개 대학을 중점 육성 대상으로 선정했으며,이 중 칭화대와 베이징대를 세계 일류 대학 육성 대상으로 골라 3년간 각각 18억위안(약 2천7백억원)씩 지원했다.

이 과정에서 베이징대학에 베이징의과대학이,칭화대에 중앙미술공업학원이,푸단대에 상하이의과대학이 통폐합되면서 학과가 대폭 재편됐다.

칭화대가 외국인 학과장을 스카우트한 일부 이유도 새로 생긴 학과의 운영 노하우가 없기 때문이다.

◆기초학문 실력 향상이 과제=중국의 국력 향상 속도를 감안하면 칭화대의 변신은 기대할 만하다.

그러나 낙후된 중국의 기초학문 수준이 걸림돌이다.

중국의 기초학문은 공산당혁명과 문화혁명을 거치면서 수십년 동안 발전이 정체돼 있다.

중국 내에서 칭화대는 후진타오 주석과 주룽지 전 총리를 배출한 최고 명문이지만 학문적인 경쟁력면에서는 아시아 22위로,세계 1백53위인 서울대(아시아 18위)보다도 뒤처져 있다.

이 같은 순위는 상하이교통대학이 교수들의 연구논문 발표 성적과 인용회수 등을 토대로 최근 선정한 것이다.

정지영 기자 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