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리캐피탈과 같은 헤지펀드 몇 개를 더 육성한다는 계획입니다."

세계최대 헤지펀드인 맨 인베스트먼트의 매트 딜런 아시아-태평양 지역본부장은 26일 기자와 만나 "한국의 우수한 펀드매니저를 발굴하고 운용사를 선정하는 것이 한국을 찾은 목적"이라며 "한국의 3-4개 운용사가 맨 인베스트먼트의 자금을 운용할 후보자로 선정돼 있다"고 밝혔다.

1983년 설립된 맨 인베스트먼트는 런던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전 세계적으로 40조원을 운용하는 자산규모면에서 세계에서 가장 큰 헤지펀드다.

-한국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겠다는 계획인가.

"단기간 내 한국에서 헤지펀드 상품을 팔거나 자금을 모집할 계획은 없다.

한국의 현 제도상 헤지펀드 판매가 금지돼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국에는 우수한 펀드매니저들이 있고 헤지펀드로 성장할 수 있는 운용사들도 있어 이들과 장기적인 협력관계를 구축하길 원한다.

한국은 저금리와 증시의 급변동으로 해외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가고 있다.

지금은 헤지펀드가 거의 없지만 앞으로는 점차 헤지펀드의 필요성이 증가할 것이다."

-장기적 협력관계란 무엇을 말하는가.

"맨 인베스트먼트가 한국에 헤지펀드를 육성하는 것이다.

이남우 대표의 리캐피탈투자자문이 좋은 예다.

2백50억원 정도를 리캐피탈에 투자하고 있다.

맨 인베스트먼트는 제2,제3의 리캐피탈을 한국에 만들 계획이다."

-모든 투자를 컴퓨터시스템으로 하는데 펀드매니저가 필요한가.

"맨 인베스트먼트가 투자를 컴퓨터시스템으로 결정하는 것은 사실이다.

때문에 회사 내부에는 펀드매니저가 없다.

하지만 이것은 고객 자금을 운용하는 것이고,맨 인베스트먼트 자체 자금은 외부 운용사에 맡기고 있다.

우수한 펀드매니저를 보유한 운용사를 육성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한국은 헤지펀드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은데.

"최근 기관투자가들을 중심으로 헤지펀드에 대한 인식이 변하고 있다.

삼성투신 등 대형 투신들이 지금 헤지펀드를 일부 활용하고 있다.

한국은 아직 해외투자의 초기 단계지만 막대한 자금이 결국 해외투자쪽으로 몰릴 것이다.

해외에 투자할 경우 리스크 헤지와 다양한 투자기법을 보유한 헤지펀드에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

헤지펀드가 높은 수익률을 안겨주면 이에 대한 일반인들의 인식도 바뀔 것이다."

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