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학년도 大入] 수능성적 점수대신 9개 등급으로 나눈다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정부가 마련한 새 대입제도는 대입수학능력시험의 중요도를 크게 낮추고 대신 학교생활기록부(내신)의 신뢰도는 높여 대학들이 수능보다 내신 위주로 학생을 뽑도록 유도하는 게 핵심이다.
이를 통해 수능 점수따기 경쟁으로 인해 빚어진 "사교육 번성"과 "학교교육 황폐화"를 동시에 잡겠다는 계획이다.
교육부는 이 제도가 정착되면 사교육비 부담이 줄어들고 수능점수 올리기를 위한 재수도 줄며 대학 서열화 현상도 완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대학들은 수능의 변별력이 없어지고 학생부에 대한 신뢰도 회복도 미지수인만큼 논술,면접시험의 강화,고교등급제 등을 실시하겠다는 입장이다.
전문가들은 수능,내신 외에 대학별 논술,면접 대비에 따른 학생 부담 증가로 사교육 시장이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수능 출제범위 좁아져=2008학년도 수능부터는 여러 과목의 소재를 한 문제에 녹이는 방식의 '통합교과적 출제'가 폐지되고 학교에서 가르치고 배우는 고교 교과과정을 중심으로 출제된다.
그 동안 학교에서 가르치지 않은 내용까지 출제,사교육을 부추겼다는 여론에 따라 수능 시행 10년 만에 종전 '학력고사'처럼 바꾸는 셈.교육부는 사고력 측정에 중점을 둔다는 점에서 단편적 지식을 묻던 종래 학력고사와는 다르다고 강조하고 있다.
또 고교 교사를 50% 이상 출제위원에 참여시켜 학교 교육과의 연계를 강화할 방침이다.
성적도 표준점수 및 백분위 점수 대신 등급(1∼9등급)만 제공한다.
치열한 점수 경쟁을 막고 대학으로 하여금 학생부 위주의 대입 전형을 유도하기 위한 것이다.
이와 함께 시험영역(과목)은 현행 체제를 유지하되 51개 과목인 선택 과목수를 점차 줄이는 방안을 검토한다.
출제위원들이 합숙을 하며 문제를 내는 '폐쇄형 출제방식'도 단계적으로 '개방형 문제은행식'으로 바꿔 2010학년도부터 전면 실시한다.
이때부터 연간 2회 시험을 치르거나 이틀에 걸쳐 시행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학생부 자세히 기록=만연된 '성적 부풀리기'로 땅에 떨어진 학생부의 신뢰도를 높이고 비교과 평가를 강화하는 것도 새 대입제도의 핵심이다.
이를 위해 교과성적에 '원점수+석차등급 표기제'를 도입한다.
절대평가로 대부분의 학생이 '수'나 '우'를 받았던 성취도,즉 평어(수·우·미·양·가)가 사라지고 과목 평균과 표준편차를 병기한 원점수가 표기된다.
평균과 표준편차를 같이 보여줌으로써 이 학교가 '성적 부풀리기'를 했는지 알 수 있게 한것.
아울러 과목별 석차(석차/재적수)를 9등급의 '석차등급(이수자수)'으로 바꿔 과열 경쟁을 막는다.
등급별 비율은 △1등급 4% △2등급 7% △3등급 12% △4등급 17% △5등급 20% 등 수능등급 산출 방식과 같다.
또 독서,봉사,특별활동 등 비교과 영역의 평가를 강화한다.
이를 위해 내년부터 2006년까지 교과별 독서 매뉴얼을 개발해 시범 운영하고 2007년 고교 신입생부터는 독서활동을 교사가 확인해 학생부에 표기할 예정이다.
평가의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교사들은 2006년부터 교수·학습계획과 평가계획,기준 등을 학교 홈페이지에 공개해야 한다.
교육부는 또 교사가 달라도 같은 과목이면 같은 시험을 치르는 현행 '교과별 평가' 방식을 점차 교사마다 따로 시험을 치르는 '교사별 평가'로 전환할 계획이다.
◆어떻게 공부해야 하나=입시 전문가들은 대학들이 수능 변별력 약화에 대해 학생부 비중과 논술·면접고사 비중을 강화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들은 우선 '학교 공부가 가장 중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내신 비중이 높아졌고 수능시험도 학교에서 가르치는 내용을 중심으로 출제되는 만큼 충실한 학교 수업이 대입의 첫째 조건이라는 지적이다.
대학별 면접과 구술,논술,심층면접에 철저히 대비하는 것도 중요하다.
내신 비중이 높아졌다고는 하지만 학교간 격차 반영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대학들이 심층면접,논술,적성검사 등을 변별력 판단의 주요 기준으로 삼을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김영일 중앙학원 원장은 "입시제도 변경으로 대학별 고사의 비중이 지금보다 훨씬 높아질 가능성이 높다"며 "수험생들은 학교 공부를 통해 학생부 및 수능에 대비하는 한편 폭넓은 독서와 글쓰기,토론 등을 통해 대학별 고사 대비도 철저히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망과 과제=새 대입제도의 성공 여부는 미지수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대학들은 수능 등급제 시행으로 학생 선발을 학생부에 의존해야 하는데 '과연 믿을 수 있겠느냐'고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교육부는 평균과 표준편차까지 공개,점수 부풀리기가 사라질 것으로 예견하고 있지만 평균이 높을 경우 시험을 쉽게 냈기 때문인지,대부분 학생이 공부를 잘하기 때문인지 파악하기란 어렵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대학들은 특목고 및 강남지역 학교와 다른 지역 학교의 같은 성적 학생을 다르게 차별하는 '고교등급제'를 암암리에 실시할 가능성이 있다.
또 본고사 형식의 전공 적성검사나 논술고사,심층면접으로 보완하겠다는 학교도 많다.
이럴 경우 사교육을 잡고 학교 교육을 활성화하는 효과보다 내신과 본고사에 대한 학생 부담만 키울 가능성이 있다.
또 주관적인 평가가 주류를 이루는 비교과 영역에 대한 신뢰도도 문제다.
학급당,교사당 학생수가 많고 교사의 잡무도 적지 않은 등 여건이 무르익지 않은 상황에서 교사와 학생에게 학생부에 대한 부담을 지나치게 지우고 있기 때문이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
이를 통해 수능 점수따기 경쟁으로 인해 빚어진 "사교육 번성"과 "학교교육 황폐화"를 동시에 잡겠다는 계획이다.
교육부는 이 제도가 정착되면 사교육비 부담이 줄어들고 수능점수 올리기를 위한 재수도 줄며 대학 서열화 현상도 완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대학들은 수능의 변별력이 없어지고 학생부에 대한 신뢰도 회복도 미지수인만큼 논술,면접시험의 강화,고교등급제 등을 실시하겠다는 입장이다.
전문가들은 수능,내신 외에 대학별 논술,면접 대비에 따른 학생 부담 증가로 사교육 시장이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수능 출제범위 좁아져=2008학년도 수능부터는 여러 과목의 소재를 한 문제에 녹이는 방식의 '통합교과적 출제'가 폐지되고 학교에서 가르치고 배우는 고교 교과과정을 중심으로 출제된다.
그 동안 학교에서 가르치지 않은 내용까지 출제,사교육을 부추겼다는 여론에 따라 수능 시행 10년 만에 종전 '학력고사'처럼 바꾸는 셈.교육부는 사고력 측정에 중점을 둔다는 점에서 단편적 지식을 묻던 종래 학력고사와는 다르다고 강조하고 있다.
또 고교 교사를 50% 이상 출제위원에 참여시켜 학교 교육과의 연계를 강화할 방침이다.
성적도 표준점수 및 백분위 점수 대신 등급(1∼9등급)만 제공한다.
치열한 점수 경쟁을 막고 대학으로 하여금 학생부 위주의 대입 전형을 유도하기 위한 것이다.
이와 함께 시험영역(과목)은 현행 체제를 유지하되 51개 과목인 선택 과목수를 점차 줄이는 방안을 검토한다.
출제위원들이 합숙을 하며 문제를 내는 '폐쇄형 출제방식'도 단계적으로 '개방형 문제은행식'으로 바꿔 2010학년도부터 전면 실시한다.
이때부터 연간 2회 시험을 치르거나 이틀에 걸쳐 시행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학생부 자세히 기록=만연된 '성적 부풀리기'로 땅에 떨어진 학생부의 신뢰도를 높이고 비교과 평가를 강화하는 것도 새 대입제도의 핵심이다.
이를 위해 교과성적에 '원점수+석차등급 표기제'를 도입한다.
절대평가로 대부분의 학생이 '수'나 '우'를 받았던 성취도,즉 평어(수·우·미·양·가)가 사라지고 과목 평균과 표준편차를 병기한 원점수가 표기된다.
평균과 표준편차를 같이 보여줌으로써 이 학교가 '성적 부풀리기'를 했는지 알 수 있게 한것.
아울러 과목별 석차(석차/재적수)를 9등급의 '석차등급(이수자수)'으로 바꿔 과열 경쟁을 막는다.
등급별 비율은 △1등급 4% △2등급 7% △3등급 12% △4등급 17% △5등급 20% 등 수능등급 산출 방식과 같다.
또 독서,봉사,특별활동 등 비교과 영역의 평가를 강화한다.
이를 위해 내년부터 2006년까지 교과별 독서 매뉴얼을 개발해 시범 운영하고 2007년 고교 신입생부터는 독서활동을 교사가 확인해 학생부에 표기할 예정이다.
평가의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교사들은 2006년부터 교수·학습계획과 평가계획,기준 등을 학교 홈페이지에 공개해야 한다.
교육부는 또 교사가 달라도 같은 과목이면 같은 시험을 치르는 현행 '교과별 평가' 방식을 점차 교사마다 따로 시험을 치르는 '교사별 평가'로 전환할 계획이다.
◆어떻게 공부해야 하나=입시 전문가들은 대학들이 수능 변별력 약화에 대해 학생부 비중과 논술·면접고사 비중을 강화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들은 우선 '학교 공부가 가장 중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내신 비중이 높아졌고 수능시험도 학교에서 가르치는 내용을 중심으로 출제되는 만큼 충실한 학교 수업이 대입의 첫째 조건이라는 지적이다.
대학별 면접과 구술,논술,심층면접에 철저히 대비하는 것도 중요하다.
내신 비중이 높아졌다고는 하지만 학교간 격차 반영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대학들이 심층면접,논술,적성검사 등을 변별력 판단의 주요 기준으로 삼을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김영일 중앙학원 원장은 "입시제도 변경으로 대학별 고사의 비중이 지금보다 훨씬 높아질 가능성이 높다"며 "수험생들은 학교 공부를 통해 학생부 및 수능에 대비하는 한편 폭넓은 독서와 글쓰기,토론 등을 통해 대학별 고사 대비도 철저히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망과 과제=새 대입제도의 성공 여부는 미지수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대학들은 수능 등급제 시행으로 학생 선발을 학생부에 의존해야 하는데 '과연 믿을 수 있겠느냐'고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교육부는 평균과 표준편차까지 공개,점수 부풀리기가 사라질 것으로 예견하고 있지만 평균이 높을 경우 시험을 쉽게 냈기 때문인지,대부분 학생이 공부를 잘하기 때문인지 파악하기란 어렵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대학들은 특목고 및 강남지역 학교와 다른 지역 학교의 같은 성적 학생을 다르게 차별하는 '고교등급제'를 암암리에 실시할 가능성이 있다.
또 본고사 형식의 전공 적성검사나 논술고사,심층면접으로 보완하겠다는 학교도 많다.
이럴 경우 사교육을 잡고 학교 교육을 활성화하는 효과보다 내신과 본고사에 대한 학생 부담만 키울 가능성이 있다.
또 주관적인 평가가 주류를 이루는 비교과 영역에 대한 신뢰도도 문제다.
학급당,교사당 학생수가 많고 교사의 잡무도 적지 않은 등 여건이 무르익지 않은 상황에서 교사와 학생에게 학생부에 대한 부담을 지나치게 지우고 있기 때문이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