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로 접어들면서 강렬했던 햇빛이 약해졌다.

피부 노화를 우려해 여름철 내내 햇빛을 피해다녀야 했지만 가을철 햇빛까지 피할 필요는 없다는게 전문의들의 설명이다.

하루에 15분 정도 햇빛을 쬐게되면 신진대사가 활발해지면서 건강을 증진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초 가을철 햇빛으로 건강을 유지하려면 어떻게 하면 좋은지 알아본다.

◆실내 공기를 정화시킨다

가을 햇빛은 봄 햇빛보다 약하다.

이는 대기 중 습도 차이 때문인데 가을철 평균 습도는 69%로 봄철의 63%에 비해 높다.

이로 인해 가을에는 지상에 도달하는 햇빛이 줄어든다.

습도가 높을수록 투과하는 햇빛의 양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햇빛은 살균과 소독 작용을 한다.

세균과 곰팡이,박테리아를 번식하지 못하도록 살균시킨다.

간장이나 된장,고추장 항아리의 뚜껑을 자주 열어 두는 이유는 햇빛을 쪼여 나쁜 균이 침범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햇빛은 오염된 실내 공기를 깨끗하게 정화시킨다.

햇빛은 두통,피로,코와 목구멍의 건조,현기증,각종 호흡기 질환을 일으키는 공기 중의 양이온을 음이온으로 바꿔 실내를 쾌적하게 만들어 준다.

◆하루에 15분만 쬐면 충분

햇빛은 열 작용을 하는 적외선 가시광선,파장이 긴 자외선 등으로 구성돼 있다.

가시광선은 색깔을 구분하도록 하는 기능 외에 인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는 아직 규명되지 않았지만 적외선과 자외선은 건강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적외선은 피부의 말초혈관이나 모세 동맥을 확장시켜 혈액이 원활하게 공급되도록 한다.

백혈구의 기능을 왕성하게 해 인체의 저항력도 강화시켜 준다.

적외선은 또 상처나 고름이 생긴 부위를 쉽게 아물게 하는 효과를 발휘하며 신진대사를 촉진시키고 통증을 진정시켜 주는 효과도 가지고 있다.

피부암의 원인으로 알려진 자외선도 적당히 쬐면 인체에 좋은 작용을 한다.

자외선은 박테리아 바이러스 진균류(곰팡이류)에 대한 살균 효과가 뛰어나다.

피부 세포들이 햇빛을 받으면 고혈압 동맥경화 등을 일으키는 콜레스테롤 층을 줄이는 기능을 한다.

햇빛은 비타민D 생성에 필수적이다.

비타민D는 장에서 칼슘과 인을 흡수하도록 돕고 적당한 양을 혈액 속에 저장해 뼈를 강하게 한다.

특히 골다공증이 있거나 골밀도가 낮으면 하루 15분 정도 햇볕을 쬐는 것이 좋다.

햇빛은 체중 조절에도 도움을 준다.

갑상선의 기능을 항진시키며 이로 인해 체내의 에너지 방출이 늘어나 체중이 늘어나는 것을 막아준다.

◆우울증도 예방

피부과 전문의들은 햇빛은 가능한 한 피하는 게 피부 건강에 좋다고 말한다.

일상생활을 하면서 햇빛을 쬐는 것만으로 충분하므로 일부러 시간을 내 일광욕을 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물론 실외활동이 많아 매일 15분 정도 햇빛을 쬘 수 있는 경우도 따로 일광욕을 할 필요는 없다.

우울증 환자들은 햇빛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한다.

햇빛이 줄어드는 가을에는 멜라토닌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의 분비가 줄면서 신체리듬이 깨져 우울증이 심하게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보통은 멜라토닌 양이 줄어들더라도 일시적으로만 우울한 기분이 들게 되지만 간혹 정상생활이 불가능할 정도로 우울증세가 뚜렷이 나타나 치료를 받아야 하는 경우도 있다.

이 같은 계절성 우울증에는 광치료(Light Therapy)를 약물치료와 병행하면 효과가 있다.

김문권 기자 mkkim@hankyung.com

도움말=삼성서울병원 유범희 정신과 교수,

세란병원 송호진 내과 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