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지펀드를 비롯한 국제 투기자금이 원유 시장에서 빠져나와 국제 금시장과 아시아 주식시장으로 대거 유입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라크 사태 등을 틈타 배럴당 50달러 가까이 치솟던 유가가 최근 며칠 사이에 43달러대로 주저 앉은 반면 금 시세와 아시아 각국 증시는 연일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어 이 같은 추론을 더욱 뒷받침해 준다.

온스당 3백달러대에 머물던 국제 금값은 이달 중순 4백달러선을 넘어선 이래 계속 상승 추세를 유지,온스당 4백10달러 안팎에 거래되고 있다.

금값은 특히 지난 20일 뉴욕상품거래소에서 온스당 4백13달러5센트(12월물 기준)까지 올라 4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날은 공교롭게도 서부텍사스중질유(WTI) 9월물 만기일로 원유 선물시장에서 빠져나온 돈이 금 선물쪽으로 흘러들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게 관련 업계의 지적이다.

금 전문 사이트인 '더 불리온데스크 닷컴'의 애널리스트 제임스 무어는 "급등한 금값이 숨을 고르고 있지만 곧 4백15달러를 테스트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아시아 주식시장도 원유가격 상승세가 주춤해진 것과 때를 같이해 큰 폭의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번주 들어 26일까지 한국의 종합주가지수는 2.87%,대만 가권지수는 3.39% 올랐다.

이는 미국 뉴욕증시의 다우지수(0.64%)나 나스닥지수(0.81%) 상승률을 훨씬 능가하는 수치다.

한국과 대만 모두 외국인들의 대규모 현·선물 매수로 주가가 오르고 있다.

김선태 기자 k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