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에서 올림픽 출전 사상 처음으로 금메달을 따내는 쾌거를 이룩한 대만이 올림픽 무대에서 '나라 없는 설움'을 겪었다.

27일(한국시간) 대만은 여자 태권도 49kg급과 남자 58kg급에서 꿈에도 그리던 금메달을 두개나 손에 넣었지만 정작 시상식에서는 눈물을 삼켜야 했다.

대만은 중국과의 주권 분쟁 때문에 국제적인 대회에서 고유 국기와 국가를 사용할 수 없을 뿐 아니라 국명도 '중화민국'(Republic of China)이나 '타이완'(Taiwan) 대신 '차이니스 타이페이'(중국 대만·Chinese,Taipei)로 표기해야 하기 때문.

시상식에서 49kg급 금메달리스트 천쉬친은 국가 대신 '국기가'(國旗歌·Song of the national flag)가 울려 퍼지는 가운데 대만올림픽위원회 깃발이 올라가는 것을 보며 울음을 터뜨렸다.

58kg급에서 금메달을 딴 추무옌은 기자회견을 시작하면서 중국인 통역의 '오역'을 의식해 기자들에게 직접 영어로 "나는 '타이완'에서 왔습니다"라고 분명하게 말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