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양∼김포 간 항공기 운항이 9월부터 중단된다.

대한항공이 탑승률 저조와 고유가 때문에 양양∼김포노선 운항을 다음달부터 내년 2월까지 중단하겠다며 제출한 운휴신청을 건설교통부가 27일 받아들였다.

이에 따라 총 공사비 3천5백67억원을 들여 2002년 4월 개항한 양양국제공항은 김해노선(주7회)만 남게 돼 공항존립 자체도 위태로운 상황이다.

다른 지방공항들도 마찬가지다. 항공사들이 고속철도 개통 이후 여객수요 급감으로 운항횟수를 줄이고 있어 앞으로 중단·폐쇄노선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정부가 정확한 수요예측 없이 무리하게 공항을 건설한 것이 화근"이라며 "일부 공항의 폐쇄 등 구조조정을 하거나 소규모 항공사 설립,특화사업개발 등의 대책이 시급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양양∼김포노선 중단=양양∼김포노선 탑승률은 평균 35%로 연간 1백80억원의 적자를 보고 있다.

비행기를 띄울수록 적자폭이 커지고 있어 운항이 중단되는 것이다.

대한항공은 6개월 간 중단한 이후에도 여건이 좋아지지 않으면 노선을 폐쇄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지금까지 적자로 폐지된 국내선 지방노선은 김포∼예천,부산∼광주 등 16개 노선에 달한다.

노선폐지는 곧 공항폐쇄로 이어진다.

예천공항이 대표적이다.

◆지방공항은 애물단지=지방공항이 애물단지로 전락하게 된 요인은 정치권과 지자체가 지역이기주의를 앞세워 공항을 건설해달라고 정부에 요구한 게 우선 화근이 됐다.

정확한 수요예측을 하지 못한 데다 고비용의 공항청사 건설을 용납한 정부도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지적이다.

고속철도 개통,고속도로 건설 등 교통망이 잇따라 확충되고 있는 데도 무리하게 공항을 건설했기 때문이다.

뒤늦게 고속철도 개통 이후 항공수요가 급감하자 건교부는 부랴부랴 공사중인 전남 무안과 경북 울진,토지매입 중인 전북 김제 공항의 개항 또는 착공을 연기했다.

결국 비행기도 띄워보지 못한 공항건설에 수천억원의 세금을 쏟아부은 꼴이 됐다.

◆대책은 없나=사실상 단기적으로 수요를 늘릴 뾰족한 대책이 없다는 게 건교부나 항공전문가들의 지배적 시각이다.

건교부와 한국공항공사는 지방공항 활성화를 위해 탑승절차 간소화 등 차별화된 서비스,해외노선 확충 등의 계획을 세웠지만 큰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허종 항공정책연구소 이사는 "국내선은 국제선 위주로 운영하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에 의존하는 형태에서 벗어나 70인승급 비행기로 승객을 실어나르는 소규모 항공사 설립을 위한 제도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후진 기자 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