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경비행기 개발에 힘써온 두 교수가 일반에 새 비행기 공개를 앞두고 시험비행 도중 추락사로 숨져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27일 낮 12시35분쯤 시험비행중이던 항공우주연구원 소속 경비행기 '보라'(bora·그리스어로 '북풍'이란 뜻)호가 경기도 고양시 자유로 장항IC에서 김포대교 방향 3백m지점 갈대밭에 추락했다.

이 사고로 비행기를 조종 중이던 한국항공대 은희봉 교수(47·항공운항과)와 황명신 교수(52·기계공학과)가 숨졌다.

보라호는 이날 낮 12시20분쯤 경기도 고양시 한국항공대를 이륙해 10여분간 사고부근을 순회했다고 항공대 관제교육원은 밝혔다.

보라호와의 교신을 맡은 관제교육원 이현조씨(57)는 "이륙 10여분 후부터 교신이 끊어졌다"고 말했다.

인근 부대 관계자도 "이들의 항적이 레이더망에서 낮 12시25분쯤 사라졌다"고 밝혔다.

이어 경찰에도 "12시35분쯤 비행기가 장항IC 인근에 떨어진 것 같다"는 신고가 들어왔다.

경찰은 이에 따라 관련 부근 수색에 나서 이날 오후 1시50분쯤 사고 현장에서 비행기 동체와 잘려나간 꼬리를 발견했다.

경찰은 은 교수 등이 비행 경력이 풍부한 점으로 미뤄 기체결함 가능성에 대해 수사하고 있다.

4인승 레저용 경비행기인 보라호는 항공우주연구원과 공군사관학교,건국대 등이 국내 수요와 해외 수출을 염두에 두고 과학기술부의 지원을 받아 지난 99년12월부터 공동개발해 왔다.

보라호는 지난 6월19일 처녀 비행에 성공한 뒤 이번이 네번째 비행이었다.

이 비행기는 다음달 2일 일반에 공개될 예정이었다.

은 교수는 보라호를 조종하며 비행기 성능을 시험해 왔으며 황 교수는 비행 데이터를 수집해 비행기의 안정성을 조사해 왔다.

은 교수는 항공대 출신으로 아시아나항공에서 보잉747 기장까지 하다가 국내 항공기술 발전에 기여하겠다며 항공대 교수를 자청,주위의 찬사와 주목을 받아왔다.

황 교수는 항공기 설계와 공기역학 전공인 항공기계학자다.

항공대는 "이들 교수는 그동안 국산 경비행기 개발에 혼신의 힘을 기울여온 '프런티어'였다"고 애도했다.

한편 정부는 숨진 두 교수에게 훈장수여를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