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레슬링의 '다크 호스' 정지현(한체대)이 아테네올림픽 레슬링 그레코로만형 60㎏급에서 금메달을 획득했다.

정지현은 27일 오전(한국시간) 아테네 아노리오시아홀에서 열린 대회 레슬링 그레코로만형 60㎏급 결승에서 쿠바의 로베르토 몬존을 연장전끝에 3-0으로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 레슬링으로서는 이번 대회 첫 메달이다.

지난 23일 탁구의 유승민에 이어 3일만에 금메달을 추가한 한국선수단은 금 7 은 10 동 5개로 메달순위 11위가 됐다.

이로써 한국은 대회 막바지에 태권도에서 금메달을 쏟아낸다면 당초 목표로 삼았던 종합순위 10위를 달성할 수 있을 전망이다.

특히 한국 레슬링은 정지현의 대활약으로 지난 84년 LA대회 이후 올림픽 6회 연속 금메달을 획득,'효자 종목'의 맥을 이었다.

정지현은 이날 세계선수권대회 2위 몬존을 맞아 초반 1분여를 탐색전으로 보냈다.

첫 위기는 정지현에게 왔다.

경기시작 1분여 후 패시브를 당한 것.정지현은 그러나 패시브를 벗어난 뒤 1분58초께 이번에는 패시브를 얻으면서 절호의 기회를 맞이했다.

정지현은 기회를 놓치지 않고 파테르공격에서 옆굴리기로 순식간에 2점을 획득,2-0으로 앞서기 시작했다.

정지현은 2라운드 들어서도 몬존과 한번씩 패시브를 주고받았으나 추가득점은 하지 못한 채 2-0으로 연장전에 돌입했다.

연장전은 토스끝에 몬존이 정지현의 가슴을 잡고 공격하는 '클린치'(맞잡기)로 시작돼 몬존에게 유리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정지현은 연장시작 7초만에 상대의 중심을 무너뜨리며 클린치를 풀어낸 끝에 1점을 획득,3-0으로 점수차를 벌리며 승부를 마감했다.

정지현은 앞서 벌어진 준결승전에서 올림픽 3연패에 도전하던 우승후보 아르멘 나자리안(불가리아)을 3-1로 꺾는 파란을 연출하며 결승에 진출했었다.

힘이 좋은 데다 유연성과 순발력을 겸비한 정지현은 최대고비였던 준결승전에서 1라운드 종료직전 나자리안의 한쪽 어깨를 매트에 제압하면서 3-1로 리드해나갔고 남은 시간 나자리안의 공격을 효과적으로 막아내 결승 티켓을 거머쥐었다.

정지현은 그에 앞서 96애틀랜타올림픽 62㎏급 금메달리스트인 블로지미에르즈 자바즈키(폴란드)와 비탈리 라히모프(아제르바이잔)를 차례로 꺾고 조 1위를 차지한 뒤 8강전에서 지난해 세계선수권 동메달리스트인 에우세비우이안쿠 디아코누(루마니아)를 6-0으로 일축,준결승 고지에 올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