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고채 3년물 수익률이 연3.5%대로 급락하면서 콜금리와의 역전현상이 우려되고 있다.

갈수록 채권시장이 투기양상으로 치닫고 있어 그 가능성은 어느때보다 높은 상태다.

물론 이런 현상을 오랫동안 방치해 놓을 수는 없다.

이론적으로 정책금리(혹은 단기금리)와 시중금리(우리의 대표금리는 국고채 3년물) 간의 차가 줄어들거나 역전현상이 발생될 경우 그만큼 경기가 침체될 가능성이 높아짐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이때 중앙은행은 정책금리를 내리거나 신규 국채를 발행해 왜곡된 금리체계를 시정해 주는 것이 본연의 임무다.

다음달 금융통화운용위원회 회의를 앞두고 콜금리 추가 인하에 대한 기대가 형성되고 신규 국채발행 요구가 부쩍 높아지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문제는 언제까지 콜금리를 인하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

현 콜금리 3.5%는 테일러 준칙과 같은 한 나라의 적정금리를 산출하는 방법을 통해 평가해 보면 우리 경제여건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금리인하에 따른 부작용이 발생할 가능성도 높음을 시사해 주는 대목이다.

무엇보다 요즘처럼 콜금리와 시중금리 간의 차가 줄어들거나 역전될 경우 부동산과 같은 자산투기가 재연될 가능성이 높다.

만약 다음달 금통위에서 콜금리를 더 내린다면 금융부채가 실물투자 수익률보다 값싸 보이는 '부채-디플레 신드롬' 현상이 심화돼 현 정부의 많은 실책 속에 그나마 긍정적으로 평가받는 부동산 대책이 물거품이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성장잠재력을 약화시킬 우려도 있다.

저금리로 장기투자수단이 매력을 잃음에 따라 시중자금이 단기화되면서 머니게임으로 치달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처럼 금융시스템의 개혁을 추진하는 국가에서는 금리인하가 구조조정 의지를 약화시킬 가능성이 높다.

일부에서 금리인하를 구조조정의 보조수단으로 인식하는 시각이 있으나 대부분 국가에서 두 수단이 병행된 경우는 드물다.

오히려 미래가 불확실한 상황에서는 금리를 내리더라도 정부의 뜻대로 소비와 투자가 늘어나지 않는다.

'우물에 물(돈)이 넘치면 실물경제에도 흘러들어갈 수 있지 않느냐'는 일부 금통위 위원들의 시각은 위험한 발상이다.

유가가 고공행진을 지속하는 상황에서 그런 식의 금리인하는 스태그플레이션으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

대외적으로 다른 국가들이 금리를 올리는 상황에서 콜금리 인하는 대외환경에 대한 완충능력을 크게 떨어뜨릴 우려가 있다.

이미 대내외 금리차가 역전된 상황에서 원화 가치가 약세로 돌아설 경우 대내외 자본이 이탈하면서 위기감이 증폭될 가능성이 높다.

외환자유화와 콜금리를 내려놓고 국내자본이 이탈되는 것을 '불법'으로 보는 시각이나 경기부양과 고용창출에 대한 연관효과가 크게 떨어진 수출만을 목적으로 마치 본때를 보이는 식의 고환율 정책을 추진하는 것은 누가 봐도 당위성과 설득력이 떨어진다.

어떻게 해결해야 할 것인가.

시장의 기대대로 콜금리를 더 내리려면 대전제인 경제주체들의 불안심리를 해소시켜 자금이 실물경제에 유입될 수 있는 고리를 확보해야 한다.

또 대출금리가 내려갈 수 있도록 금융회사들에 도덕적 설득을 구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다.

이것이 어렵다면 신규 국채발행을 통해 장기금리를 끌어올려 콜금리와의 왜곡된 체계를 시정시켜 줘야 한다.

그래야 최근 정부가 가장 고민하고 있는 '콜금리 인하와 채권투기 간의 악순환 현상'을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논설·전문위원 sc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