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청소년들이 덩치가 커졌지만 체력은 약화됐다는 조사를 보면서 미국 청소년들의 체력 단련 방식이 새삼 부러웠다.

뉴저지주 리지우드시에 사는 저스틴은 9월 고등학교 입학을 앞두고 있지만 2주일 전부터 매일 아침 일찍 고등학교로 등교한다.

고등학교에서 방과 후에 할 체육활동으로 '달리기'를 선택했는데 개학도 하기 전에 달리기반이 소집됐기 때문이다.

고등학교 신입생들이 이미 달리기반에 들어있는 재학생과 함께 연습을 시작한 것이다.

저스틴처럼 9월에 고등학교에 들어가는 에이미도 오전 9시만 되면 테니스 라켓을 들고 학교로 간다.

테니스반에 들기로 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테니스 훈련이 시작됐기 때문이다.

체력이 약했던 저스틴은 이미 중학교에서 적지 않은 체력 단련을 했다.

학기마다 다르지만 체육시간이 일주일에 3∼5번 들어 있어 싫든 좋든 운동을 해야만 했다.

어떤 주엔 거의 매일 2∼3km를 뛰기도 했다.

미국 고등학교는 입학예정 중학생들을 미리 초청해 학교 설명회를 갖는다.

고등학교 재학생들이 선배자격으로 직접 설명회에 참가, 학교 자랑을 늘어놓는다.

그들이 가장 자랑하는 것이 바로 방과후 스포츠 활동이다.

체육활동을 할 수 있도록 다양한 클럽이 있다는 것을 무슨 대단한 자랑처럼 떠벌린다.

동부의 명문 대학에 들어가려면 한두가지 스포츠에서 뛰어난 실력을 발휘해야 한다.

스포츠 클럽의 주장을 맡아야만 입학 사정에서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고 한다.

고등학교 개학전에 공부보다 스포츠부터 시작하는 중학생, 명문 대학에 들어가기 위해 스포츠 활동에 적극적인 고등학생.그런 학생들이기에 체력이 이만 저만 좋은게 아니다.

밤 늦게까지 학원에서 반복학습을 하느라 체력을 단련할 시간이 없는 한국 청소년들과는 너무 다르다.

얼마전 국내 신문에 보도된 한국코카콜라의 아서 반 벤섬 사장의 말이 생각난다.

"글로벌 인재가 되려면 첫째도 체력,둘째도 체력, 셋째도 체력이다."

체력이 갈수록 약화되는 한국 청소년들의 미래는 누가 책임질 것인가.

뉴욕=고광철 특파원 gw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