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승용차 휴대폰 선박 LCD(액정화면)모니터 등 5대 수출품목의 무역흑자는 늘고 있는 반면 전체 무역흑자에 대한 이들 산업의 기여도는 오히려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이들 품목의 수출이 늘어나면서 관련 부품 및 장비 수입도 급증한 데 따른 것으로 핵심 부품의 국산화율 제고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29일 무역협회 무역연구소가 내놓은 '5대 수출품목의 수익구조 및 향후 과제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7월 5대 품목의 무역수지 흑자는 4백22억달러로 같은 기간 전체 무역수지 흑자(1백79억달러)의 2.4배를 기록했다.

전체 무역흑자 대비 5대품목의 무역흑자 규모는 지난 2002년 3.7배,지난해 3.3배에서 점진적으로 낮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주력 품목의 기여도가 해마다 하락하고 있는 것은 핵심 부품 및 장비의 해외 의존이 개선되지 않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5대 품목의 국산화율을 보면 전통적 수출품목인 자동차와 선박이 각각 95%와 80%로 높은 데 반해 최근 주력 품목으로 떠오른 휴대폰 LCD모니터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제품의 경우 40∼70% 수준에 머물고 있다.

반도체의 경우 재료(65%)에 비해 장비 국산화율이 22%로 저조하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특히 기술적 접근이 쉬운 조립용 장비의 국산화율은 37.9% 수준이지만 반도체 장비수요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전공정 장비의 국산화율은 18.4%에 그치고 있다는 것.

이를 반영,지난 1∼7월 반도체 제조 장비의 수입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8.1% 급증했다.

LCD재료의 국산화율도 40%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액정 프리즘시트 등 일부 품목을 제외하고는 상당수 국산화가 이뤄져 있으나 국내 공급물량 부족으로 여전히 수입의존도가 크다는 분석이다.

일부 품목의 경우 수익구조에도 문제점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말 기준으로 반도체 메모리 부문은 한국이 세계시장의 34.5%를 차지했으나 부가가치가 높은 비메모리 부문 점유율은 1.6%에 불과했다.

무역연구소 이재출 팀장은 "반도체는 비메모리분야 및 설계전문가 육성과 장비 및 재료의 국산화율 제고가,휴대폰은 원천기술 확보로 로열티 부담을 경감시키는 게 시급하다"며 "핵심부품과 생산장비에 대한 수입의존도를 줄여야만 5대 수출 품목의 무역수지 흑자 확대에 대한 기여도를 다시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