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대제 정보통신부 장관 minister@mic.go.kr >

올 여름은 전 세계가 올림픽 열기로 뜨거웠다.

이번 올림픽도 전 국민의 성원과 선수들의 노력에 힘입어 코리아의 위상을 또 한번 세계에 알리는 기회가 됐다.

스포츠뿐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대한민국의 위상은 날로 높아지고 있다.

특히 정보통신(IT)분야에서 우리나라는 세계를 선도하는 국가로 인정받고 있다.

얼마 전 아시아 지역의 장관회의에 참석했을 때였다.

공식만찬이 열렸고 장관회의라는 다소 무게감이 느껴지는 자리여서 분위기가 서먹했다.

좀더 편안한 자리를 만들기 위해 각국 장관들에게 러브 샷을 권했다.

비록 음주문화는 각기 다르겠지만 몇 잔의 술이 돌아간 후 주위는 건배와 웃음으로 가득해졌다.

이후 회의가 아주 원만하게 진행된 것은 물론이다.

만찬 분위기만이 아니라 최근 IT 관련 국제협력을 주도하는 것은 사실상 우리나라다.

동북아 지역을 세계 IT의 허브로 발전시키기 위해 한·중·일 IT장관회의를 제안,작년에 첫 회의가 제주에서 열렸고 7개 첨단 통신분야에서 협력약정을 이끌어냈다.

지난 7월에는 일본에서 2차 회의를 열어 기존 회의를 상설화하고 IT 전 분야로 협력을 확대하는 등 동북아를 세계 IT의 중심지로 도약시키기 위한 전기를 마련했다.

나아가 이달 초 방콕에서 열린 아세안 정보통신장관 회의는 아세안 회원국만의 모임이었으나 우리의 제안으로 한·중·일 3국과 인도까지 참여,아시아 지역의 IT 협력방안을 포괄적으로 논의했다.

여기에서 소득 2만달러 시대를 앞당기기 위한 IT 분야의 기본정책인 'IT839 전략'을 통해 한국의 미래와 아시아의 미래가 IT 산업에 있다는 것을 알리고,이를 위한 구체적인 실행방안을 소개함으로써 각국 장관들의 집중적인 질문을 받았다.

각국 장관들이 'IT839 전략'에 높은 관심을 보인 것은 정책의 우수성 때문만이 아니다.

아시아 지역의 IT리더 국가로서 이 지역을 차세대 IT시장의 핵심 블록으로 성장시키기 위한 한국의 제안과 노력을 높이 평가한 것이다.

우리 국력의 현주소를 피부로 느낀 뿌듯한 경험이었다.

지금까지 진행된 아시아 각국 간의 협력을 위한 노력은 오는 9월 초 부산에서 열릴 '정보통신 올림픽'이라는 'ITU 텔레콤 아시아 2004'를 통해 더 구체적인 결실을 맺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이,나아가 아시아가 세계를 주도하는 그날을 기다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