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성남시가 기초자치단체 가운데 처음으로 재산세 소급인하 조례에 대한 광역자치단체의 재의 요구를 공식 거부하고 재산세 환급절차에 착수했다.

이에 따라 조세저항 움직임을 보여온 고양 과천 용인시 등 다른 시·군으로 연쇄파급이 예상된다.

성남시는 30일 "재산세 과다 인상에 따른 주민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시장 권한으로 재산세율 30% 소급인하 조례에 대한 경기도의 재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대엽 성남 시장은 "재산세가 일시에 과다 인상되면서 조세 저항이 일어났다"며 "이를 해소하는 차원에서 민선시장으로서 민의를 대표해 시장직을 걸고 재의 요구를 거부하겠다"고 말했다.

시는 이날 조례를 공포·시행하기로 하고 재산세 환급작업에 들어갔다.

성남시의회는 앞서 지난달 15일 내년부터 재산세율을 30% 인하하는 내용으로 조례를 개정했으나 서울 양천구의회가 소급적용 조례를 통과시키고 일부 성남시민들이 반발하자 지난 7일 올해부터 소급적용하도록 조례를 다시 개정했다.

그러나 경기도는 이에 맞서 지난 21일 세무 행정의 신뢰성과 법적 안정성,조세평등주의 원칙 위배 등을 들어 시에 재의를 요구했다.

지방자치법 제159조에는 광역단체로부터 재의 요구를 받은 기초단체장은 의회에 재의를 요구해야 한다고 규정돼 있으나 이를 거부할 경우 소송 등 제재수단이 없다.

한편 서울 양천구는 재산세 소급인하 조례를 첫 의결한 양천구의회에 지난 17일 재의를 요구했으며 구리시도 재의를 요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후진 기자 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