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오는 2008년부터 기업의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의무화하는 법률제정을 추진하자 재계가 강력히 반발,입법 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된다.

30일 노동부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5월 정년을 60세로 의무화하는 내용의 '고용평등 촉진에 관한 법률' 제정안을 마련,한국경총 한국노총 등 노사단체의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정부는 노령사회 진입에 맞춘 노동 인력구조 개편을 위해 2008년부터 기업의 정년을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일정 연령으로 규정,그 이하의 정년에 대해서는 구제절차를 두는 등 사실상 강제 적용하는 방안을 추진해왔다.

그러나 재계는 정년연장 문제는 정부의 인위적 개입이 아닌 기업 자율로 결정할 문제라며 반대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의 최재황 정책실장은 "정년연장은 기업에 엄청난 부담이 될 것"이라며 "이 문제는 기업의 경영사정에 따라 자율적으로 결정할 문제"라고 말했다.

대한상의 관계자도 "경영난에 허덕이는 기업이 오래된 직원을 정리해고할 수 없다면 기업은 망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재계는 또 정년연장은 청년실업을 심화시키는 요인이 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정년 의무화는 청년실업이 문제가 되고 있는데 '아들을 희생시켜 아버지의 권리를 보장하겠다'는 발상"이라고 꼬집었다.

재계는 "정년 의무화는 일반 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신분을 보장받는 공무원이나 독과점적 지위를 누리는 공기업 근로자만 혜택을 볼 뿐 민간기업 근로자에게는 큰 혜택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양승주 노동부 고용평등국장은 "기업 근로자의 정년을 60세로 법제화하는 것은 근로자의 고용보장 측면에서는 긍정적이지만 사회경제적 파급효과가 큰 만큼 경영계 노동계 등 관련 단체의 의견수렴을 거친 후 정책방향을 결정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노동부는 10월까지 정년 규정에 따른 파급효과 등을 분석하기 위한 연구용역과 전문가 의견 수렴 등을 통해 고용평등촉진법 안에 정년 규정 여부를 결정,노동부 안을 마련한 뒤 관계부처 협의 등을 거쳐 법안을 확정 시행할 계획이다.

윤기설 전문·장경영 기자 upyk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