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열린우리당이 PDP(플라즈마 디스플레이패널)TV와 에어컨 등의 가전 제품들에 대해 특별소비세를 폐지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업계는 "내수 침체를 타개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며 반기면서도 한쪽에선 특소세 폐지가 신속하게 이뤄지지 않을 경우 가격인하를 기다리는 대기수요 증가로 오히려 손해를 볼 수 있다고 걱정하고 있다.

당·정이 밝힌 대로 특소세가 폐지되면 프로젝션TV의 가격은 7.0%가량 하락한다.

특소세율은 5.6%지만 특소세에 붙는 교육세(특소세액 대비 30%)까지 동시에 폐지되는 데 따른 것이다.

0.8%의 특소세가 붙는 PDP TV는 1.0%,11.2%의 특소세가 매겨지는 에이컨은 12.7%의 가격 인하 효과가 각각 발생한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50인치를 기준으로 현재 3백90만원인 프로젝션TV는 26만원 내린 3백64만원,1천1백50만원인 PDP TV는 12만원 내린 1천1백38만원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에어컨은 15평짜리 스탠드형의 경우 1백57만원에서 1백39만원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LG전자도 2백만원짜리 프로젝션TV는 14만원,60인치짜리 PDP TV는 1천3백50만원에서 1천3백36만원으로 14만원 가량의 가격 인하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물론 현재 업계가 생산 중인 PDP TV나 프로젝션TV의 국내 판매 비중이 5% 정도에 불과,당장 매출이나 수익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아직 이들 제품이 본격 보급되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성장 잠재력이 크다는 점 또한 부인할 수 없는 여건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잠재 수요가 상당한 수준인 만큼 특소세 인하를 비롯한 정부의 지원책이 시장 확대의 한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특소세 인하 방침이 드러나면서 소비자들이 상당기간 구매를 늦출 것으로 예상되는 점은 업계의 부담이다.

한 관계자는 "지금이라도 하루빨리 폐지를 결정해 불투명한 상황을 제거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일훈 기자 ji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