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을 흔히 '지대물박(地大物博)의 나라'라고 한다.

땅은 넓고 물자는 풍부하다는 뜻이다.

과연 그럴까.

최근 중국 언론에서 '황(荒)'이라는 말을 자주 접한다.

'결핍'이란 뜻이다.

중국이 최악의 전력난에 시달릴 때는 '電荒(뎬황)'이라고 했고,일부 도시가 용수 부족에 직면하자 '水荒(수이황)'이라는 말이 유행했다.

또 무분별한 개발로 농지가 줄어들자 '地荒(디황)'이라고 했다.

중국 언론은 이 세 가지 부족을 들어 '싼황(三荒)'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요즘은 이 '싼황'에 일부 지역의 노동자 부족을 뜻하는 '민런황(民人荒)'을 더해 '쓰황(四荒)'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중국 공장이 전력난에 시달리고 있다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여기에 광둥 저장 푸젠 등지를 중심으로 일고 있는 노동자 부족현상도 적지 않게 언급됐다.

토지난은 중국이 긴축 조치의 하나로 전국 개발구를 정리하면서 더 크게 불거지고 있는 문제로 동부지역의 주요 도시에서는 공장 지을 땅을 구하지 못해 아우성이다.

경제 전문가들은 중·장기적으로 중국 공장을 위협할 만한 또 다른 요소는 용수 부족이라고 입을 모은다.

중국국토자원부 통계에 따르면 작년 말 현재 1인당 평균 수자원 보유량은 2천76㎥로 세계 평균의 4분의 1 수준에 그치고 있다.

전국 상위 6백개 도시 중 4백개 도시가 물 부족 현상을 보이고 있고,이중 1백10개 도시는 이미 심각한 용수난에 시달리고 있다.

강우량 부족 현상을 보이고 있는 북·서부 지역이 특히 심각하다.

산시성의 경우 1인당 평균 수자원 보유량이 세계 수준의 1.4%에 불과하고,허베이 역시 5%선에 그치고 있다.

문제는 경제 중심 지역인 동·남부지역으로 용수 부족 사태가 확산되고 있다는 점이다.

동부 연안도시인 저장성 닝보는 시내에 거대한 강이 흐르는 아름다운 도시.그런 닝보조차 1인당 수자원 보유량은 1천1백80㎥에 그쳐 중국 전체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남부 광둥성 역시 공업용수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중국의 수자원 부족은 기후 탓도 있지만 무리한 개발에 따른 오·폐수 방출이 더 큰 원인인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중국 도시들은 대부분 거대 하천을 끼고 발전했지만 공장 및 생활 오·폐수 처리시설 낙후로 정화능력이 한계에 달한 실정이다.

세계 제조업공장을 끌어들여 '세계의 공장'이라는 별명을 얻은 중국.전력난,토지 부족,공장 근로자 부족에 이어 수자원 문제에 이르기까지 자원·에너지 부족 사태가 세계공장의 기반을 잠식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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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별취재팀 ]

우종근(국제부 차장) 한우덕(상하이 특파원) 오광진(베이징 특파원) 이익원 오상헌(산업부 기자) 정지영(국제부 기자) 김병언(영상정보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