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궁 경부암을 일으키는 HPV(사람 유두종 바이러스)를 자가 패드로 손쉽게 검사할 수 있는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처음으로 개발됐다. 의료벤처기업인 ㈜메드플랜과 ㈜바이오세움 연구팀은 여성이 직접 착용한 패드로 분비물을 채취한 뒤 유전자 염기서열 분석을 통해 HPV 감염 여부를 가릴 수 있는 검사법을 개발했다고 1일 밝혔다. 새롭게 개발된 HPV 검사법에 대한 임상실험에는 삼성서울병원 송상용 교수,아주대 주희재 교수,인하대 송은성 교수팀이 공동 참여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대한병리학회지 8월호에 실렸으며,오는 10월 프랑스 니스에서 열리는 유로진(EUROGIN 2004)에서도 발표될 예정이다. 회사측은 대학병원과 일반 산부인과에서 자궁 경부암 환자 4백9명을 대상으로 의사가 채취한 분비물과 여성 스스로 패드를 통해 채취한 분비물의 검체를 비교한 결과 98.6%의 일치율을 나타냈다고 설명했다. HPV 감염 여부에 대한 유전자 검사에서는 72.2%의 높은 민감도를 나타냈다. HPV는 에이즈(후천성 면역결핍증) 바이러스인 HIV와 마찬가지로 주로 성접촉을 통해 감염되며 일반적으로 자궁 경부암 여성환자의 90% 이상에서 이 바이러스가 발견되고 있다. 하지만 HPV 검사를 하려면 의료진으로부터 내진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많은 여성들이 검사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회사 관계자는 "자가 패드는 하루 밤만 착용한 뒤 의료진에 검사를 의뢰하면 되기 때문에 내진을 꺼리는 여성뿐만 아니라 의료 서비스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지역에 거주하는 여성들에게 권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문권 기자 m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