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대학 구조개혁의 칼을 뽑았다. 내년부터는 대학이 스스로 졸업생 취업률과 차입금 의존율,등록금 환원율 등을 공시해야하기 때문에 정부에 의한 구조조정뿐만 아니라 학생,학부모 등 소비자 선택에 의한 구조조정도 본격화될 조짐이다. 대학의 경영정보는 그동안 철저히 베일에 가려져 왔다. 그러나 앞으로는 취업률 등 구체적 수치에 의해 우수 대학을 직접 고르는 시대가 왔다. 한국경제신문은 '대학정보 공시제' 시행을 앞두고 소비자 선택을 돕기 위해 1백48개 사립대의 2002년 결산보고서와 운영보고서를 낱낱이 분석,대학의 현황을 집중 조명하는 시리즈를 연재한다. 첫번째로 차입금,부채비율 등 재정상황을 살핀다. ◆차입금=차입금이 많으면 이자를 내기 위해 등록금까지 써야되고 따라서 교육의 질도 떨어지는 악순환이 일어난다. 차입급 의존율(장·단기 차입금/기본금)이 10% 이상인 대학은 2002 회계연도를 기준으로 단국대 나사렛대 등 25곳에 달한다. 통계적으로 이 비율이 10%를 넘으면 경영이 어려워질 수 있고 20%를 넘으면 정상적인 경영궤도에서 이탈하게 된다. 학교는 학생을 가르치는 곳으로 땅,건물 등 고정자산을 많이 보유한 반면 수입은 등록금 등 일정해 차입금이 많아지면 경영이 어려워질 수 밖에 없다. 전체 대학 평균은 2.8%이며 대부분의 서울지역 주요 대학은 1% 이하를 유지하고 있다. ◆부채=부채는 은행 차입금에다 해외차관,리스채,장기 미지급금 등을 더한 것으로 단국대와 한라대 등 6개 대학은 학교와 법인의 총 부채가 한해 운영수입보다 많았다. 운영수입은 등록금과 기부금,국고보조금,교육부대수입,교육외수입 등으로 학교의 재정 규모를 보여준다. 부채가 이보다 많으면 학교는 예산에서 상당한 이자부담을 안을 수 밖에 없다. 6개 대학을 포함해 47개 대학에서 부채가 운영수입의 50%를 넘었다. 주요대학의 경우 운영수입 대비 부채비율은 연세대 36.5%,서강대 33.0% 등 20∼40%대를 유지했으며 포항공대의 경우 운영수입은 1천9백79억원인데 비해 부채는 1백4억원에 불과,부채비율이 5.3%였다. ◆등록금 의존율=학교의 운영수입은 등록금외에 기부금,전입금,국가보조금 등으로 구성되지만 이런 외부지원이 없을 경우 등록금에 의존할 수 밖에 없다. 등록금 의존율은 대학별로 극명하게 엇갈렸다. 초당대,대구예술대 등은 등록금 의존율이 90%를 훌쩍 넘었고 이들을 포함한 49개 대학이 80%를 웃돌았다. 그러나 광주가톨릭대는 0%였고 30% 이하인 대학도 포항공대 가천의대 포천중문의대 한국정보통신대 한국기술교육대 등 14곳에 달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