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화촉진기금' 지원과 관련,연구과제 선정부터 납품과정까지 기금 조성 또는 집행에 관여했던 정보통신부와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직원들이 편의 제공 등 명목으로 금품을 받았다가 무더기로 검찰에 적발됐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남기춘 부장검사)는 1일 정보화촉진기금 지원사업 선정과 관련,각종 편의를 제공해 주는 대가로 수억원의 금품을 챙긴 혐의(특가법상 뇌물)로 정보통신부 임모(46.3급) 국장을 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임씨는 2000년 2월 전산기기 업체인 U사에 정보화촉진기금이 지원되는 사업계획을 미리 알려주는 등 편의를 제공한 뒤 시가 2억5천5백만원 상당의 U사 주식을 시세의 10% 수준인 2천5백만원에 매입해 2억3천만원 상당의 이득을 챙긴 혐의다. 검찰은 연구용역 발주 및 납품시 편의를 제공해주는 대가로 U사,E사 등으로부터 1천5백만~4억4천만원 상당의 금품을 챙긴 혐의로 김모씨(47) 등 전직 ETRI 연구원 6명을 구속기소했다. 검찰은 또 미국으로 도주한 U사 대표 장모씨의 신병 확보를 위해 미국 측에 범죄인 인도 요청을 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검찰 관계자는 "기금이 지원되는 연구과제 선정 단계부터 당시 정보통신부는 업자가 제안한 연구과제가 선정되도록 영향력을 행사하고 이후 ETRI 측은 공동연구과제참여,기술이전 및 납품 등의 과정에 개입해 뒷돈을 챙긴 것으로 밝혀져 기금 운영과 관련한 구조적인 비리가 드러난 셈"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수사과정에서 벤처기업 J사가 코스닥 등록 과정에서 정통부와 ETRI는 물론 중소기업청과 세무 공무원들에게 각종 청탁과 함께 금품을 제공한 사실을 밝혀내고 J사 대표 신모씨(59) 등 관련자 12명을 구속 수사중이라고 밝혔다. 구속자 12명 중에는 J사로부터 연구용역 수주 및 납품시 편의를 제공해주는 대가로 J사의 비상장주식 7천∼1만8천2백주를 저가로 매수해 2천6백만∼2억9천만원의 차익을 남긴 혐의 등을 받고 있는 박모씨(57) 등 ETRI 및 정통부 관계자 9명이 포함됐다. 중소기업청 5급 공무원 양모씨(48)는 J사에 벤처기업 확인서를 발급해주고 이후 자금지원과 관련해 혜택을 주는 대가로 J사 주식 4천8백만원 상당을 저가로 매수한 혐의가,S세무서 6급 공무원 나모씨(52)는 J사의 법인세를 감면해준 대가로 3천만원을 수수한 혐의가 각각 드러났다. J사 대표 신씨는 회사를 코스닥에 등록시키기 위한 로비용으로 주식 20만주를 따로 할당해 놓고 관련 부처 공무원들에게 '전방위' 로비 행각을 벌인 것으로 검찰수사결과 파악됐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