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사와 갈라서기 잇달아 .. 전자업계 잇단 '기술독립'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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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삼성SDI 등 전자메이커들이 잇따라 해외 선진 기업과의 제휴 관계를 청산하고 홀로서기에 나서고 있다.
이는 국내 기업들이 제휴 분야에서 상당한 기술력을 쌓은데다 마케팅 및 자본 조달 측면에서 선진 기업과의 제휴에 따른 시너지보다 독자 사업을 펼치는 게 유리하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몇몇 기업들이 해외 선진업체들과 결별하는 가운데 투자위험 분산,공동 마케팅 등을 통한 시장주도권 확보와 기술표준 싸움에서 세불리기 차원의 제휴는 지속될 것으로 관련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합작 청산 배경
LG전자는 지난 1996년 IBM과 함께 합작사 LGIBM을 만들어 노트북PC 사업에서 한 살림을 차렸다.
하지만 지난 2002년을 기점으로 노트북PC시장에서 기업용보다 일반 소비자용 PC시장이 점차 커지면서 기업용에 특화된 IBM의 '씽크패드'를 앞세운 시장공략에 어려움을 겪게 됐다.
이에 따라 LGIBM은 소비자용 신제품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IBM측에 제품 개발을 의뢰했다.
그러나 IBM이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고 LG전자는 디자인과 멀티미디어 기능 중심의 소비자용 노트북PC인 'X노트' 시리즈를 2002년말 독자적으로 내놨다.
양사는 이처럼 사업 전략에 대한 입장차이로 결별의 수순을 밟는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이에 앞서 삼성SDI도 지난 2월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관심을 모으고 있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사업에서 일본 NEC와의 제휴 관계를 청산하고 독자노선을 걷고 있다.
삼성SDI는 지난 2001년 NEC와 합작사(삼성SDI 51% 지분투자)를 세운 뒤 대규모 투자에 참여하지 못하는 NEC와 제휴 관계를 끊었다.
지난 3년간 NEC로부터 기술과 노하우를 충분히 습득하고 우수인력도 꾸준히 확보한 만큼 '홀로서기'에 자신있다고 판단,NEC 지분과 관련 특허를 총 9백10억원에 인수했다.
◆독자 마케팅 자신
지난 98년 모토로라와 전략적 제휴를 맺은 팬택은 독자 브랜드로 세계 시장 공략을 본격화할 예정이다.
국내 3위 휴대폰 생산업체인 팬택은 모토로라가 팬택 지분(16.4%)을 보유하는 대신 부호분할다중접속(CDMA) 단말기를 중남미에 모토로라 브랜드로 수출하기로 계약을 맺었다.
팬택은 올들어 중남미 러시아 등에 자체 브랜드 수출을 시작했다.
내년에 모토로라와의 개발자상표부착(ODM)방식 계약이 연장이나 재조정 없이 끝날 경우 팬택의 독자 마케팅에 한층 탄력이 붙게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부터 일본 산요와 제휴 관계를 맺고 드럼세탁기를 공급받아 국내 시장에 판매해온 대우일렉트로닉스는 더 이상 산요 제품을 취급하지 않고 2년전부터 개발을 추진해온 독자 브랜드 드럼세탁기를 오는 10월께 선보일 계획이다.
장경영 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