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위 할인점인 이마트가 최대 카드사인 비씨카드 결제를 거부한 1일 전국 65개 이마트 점포를 찾은 소비자들은 크고 작은 불편을 겪어야 했다. 결제거부 사실을 깜빡 잊고 매장을 찾은 비씨카드 회원 중에는 인근 현금자동지급기에서 돈을 찾아 쇼핑하거나 집으로 되돌아가 현금을 가지고 오는 촌극이 벌어졌다. 이마트가 아닌 인근의 다른 할인점을 찾는 비씨회원들도 있었다. ◆고객들 피해 카드 거부로 이마트 고객과 비씨카드 회원,입점업체들이 불편과 피해를 입었다. 이마트 은평점은 오후로 접어들면서 고객들의 불편 불만 사례가 늘어났다. 한 중년남성 고객은 "비씨카드가 안된다는 계산원의 설명을 듣고 난감했다"면서 "지갑을 털어 가진 돈으로 겨우 계산했다"고 투덜댔다. 가정주부 임경희씨(35)는 "비씨카드밖에 없고 다른 할인점으로 갈 수도 없어 다른 카드를 만들어야겠다"면서 "어디에 가서 어떻게 발행받아야 하느냐"고 묻기도 했다. 새로 카드를 발급받으려던 고객 중 일부는 "이마트가 권한 한미제휴카드를 발급받으려면 한미은행에 계좌가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며 불만을 터뜨렸다. 카드 결제가 많은 이마트 가전매장을 비롯 식당 약국 미용실 동물병원 등도 피해가 발생했다. 가정주부 김선숙씨(67)는 "김치 냉장고를 사려는데 비씨카드밖에 없어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마트와 비씨카드 홍보전 이마트는 미리 제작해둔 전단지를 각 매장은 물론 주부고객들이 몰리는 식료품 코너와 계산대에 집중 배포했다. 계산원들에게도 비씨카드가 왜 사용되지 않는지를 교육시켜 고객들의 문의에 답변토록 대처했다. 비씨카드도 홈페이지를 통해 이마트에서 비씨카드 사용이 1일부터 중단됐다는 소식을 올려놓고 회원들의 양해를 구했다. 비씨카드는 이마트와 거래에서 가장 큰 적자가 발생해 수수료 인상이 불가피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돌파구는 없나 신세계 구학서 사장은 1일 "카드사와 가맹점이 서로 카드 결제에 따른 비용을 낮춰 현실적으로 득이 되는 방법을 찾아보는 것이 순서"라며 "비용을 줄이는 문제부터 협의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비용구조를 개선하는 방안으로는 △카드전표 발행 폐지 △신용카드조회서비스(VAN)사가 주는 장려금(리베이트)을 유통업체가 포기하는 안 △구매금액별 수수료 차등 적용 등이 꼽히고 있다. 이마트 관계자는 "전자서명제도를 실시하고 있으니 카드전표를 발행하지 않아도 되고 그만큼 비용을 줄일 수 있다"며 "VAN사가 이마트에 주고 있는 장려금이 연간 32억원 규모인데 이것도 카드사와 협의해 비용구조를 개선하는 데 쓸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밖에 결제 금액에 따라 수수료율을 차등적용하는 슬라이드방식을 도입하자는 안도 제시되고 있다. 고기완·장규호·송주희 dad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