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는 생산지에 따라 각기 다른 이름이 붙는다. 각종 원유 가운데 국내외 언론에 자주 언급되는 것은 △두바이유 △브렌트유 △서부텍사스 중질유(WTI) 등 세가지.두바이유는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생산되는 원유이며 브렌트유는 영국 북해에서,WTI(West Texas Intermediate)는 미국 텍사스 서부지역에서 생산된다. 사우디아라비아 등 생산량이 더 많은 산유국들도 많은데 이들 원유가 유독 관심을 끄는 이유는 국제 선물시장과 현물시장에 등록돼 있어 가격변동 추이를 한 눈에 알아볼 수 있기 때문. 이 가운데 브렌트유와 WTI는 선·현물 시장에서 모두 거래되며 현물가격은 선물가격에 종속되는 경향이 강하다. 따라서 원유값을 이야기할 때 브렌트유와 WTI는 선물가격을,현물시장에서만 매매되는 두바이유는 현물가격을 의미한다. 이 같은 세 가지 지표유종 가운데 WTI가 가장 비싸고 두바이유는 가장 싸게 거래된다. 지난 8월30일 현재 WTI는 배럴당 42.25달러,브렌트유는 39.5달러,두바이유는 37.18달러였다. WTI가 가장 비싼 것은 황 함량이 낮고 원유의 비중을 나타내는 'API도(度)'가 높기 때문.공해물질인 황이 덜 포함될수록 좋은 원유로 취급된다. 또 'API도'가 높을수록 정제과정에서 휘발유 등 고급 유류가 많이 생산돼 가격이 높게 형성된다. 세 가지 유종 가운데 한국 경제와 가장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이 두바이유.국내에 도입되는 원유의 대부분이 중동산이고,중동산 원유가격은 두바이유를 기준으로 결정되기 때문이다. 전체 원유 도입량 중 중동산 점유율이 79.5%(작년 기준)이며 이중 절반가량이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들여온다. 정작 두바이유 도입량은 사우디아라비아산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단순히 도입량이 많다는 이유로 두바이유 가격에 관심을 두는 것은 아닌 셈이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