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드리고 라토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31일아르헨티나 정부에 대해 1천억달러에 달하는 민간채권단 부채 재조정을 조속히 끝내줄 것을 촉구했다. 라토 총재는 이날 아르헨 정부 대표단과 만나 네스토르 키르치네르 대통령의 경제안정화 노력을 높이 평가하면서도, 경제 회복을 위해서는 더욱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라토 총재는 "개인 채권단에 대한 공공 부채의 재조정 작업을 포괄적이고 지속가능하게 완결하고, 동시에 중기적 재정 안정 조정안을 따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아르헨 정부와 민간 채권자들간 부채 조정 협상은 1년 이상 난항을 겪고 있다. 아르헨 정부는 2001년 말 디폴트(대외채무 불이행)로 지불이 중지된 채권의 액면가를 75% 탕감하는 조건으로 한 채무 이행을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전세계의 민간 채권단은 터무니 없는 조건이라며 거부해왔다. 더욱이 민간 채권단 부채 재조정 문제와 관련해 IMF와 아르헨 정부는 계속 이견을 보이며 양측간 긴장은 갈수록 고조되는 상황이다. 아르헨 정부는 최근 140억달러 IMF 차관 상환 연장에 대한 협상도 보류했다. 이는 IMF가 아르헨 정부의 개혁 프로그램 미진을 이유로 부채 상환 연장 프로그램에 대한 중간 점검을 연기하기로 결정한 데 이어 나왔다. 이와 관련해 라토 총재는 올 연말로 만기가 다가온 24억달러를 포함해 IMF 차관상환도 충실히 이행해줄 것을 촉구했다. 그는 10억달러 상환과 관련한 아르헨 정부의 재조정 제안에 대해서는 현재 검토 작업이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는 시내 한 은행 인근에서 조그만 사제 폭탄이 터져은행 유리창이 깨지는 등 IMF의 `부채 재조정 압박'에 항의하는 시위가 대규모로 벌어졌다. 아직도 15%에 달하는 실업률로 고통받고 있는 아르헨 시민들은 자국의 경제파국에 IMF의 책임이 상당하다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이번 라토 총재의 아르헨 방문에 반대하는 시위로 99명이 구금됐으며, 진압 경찰과의 물리적 충돌로 9명이 부상했다고 당국은 전했다. (부에노스아이레스 A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