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가네왕족발보쌈을 운영하는 송가네식품의 박흥재 사장은 원래 교사였다. 동료 교사의 보증을 잘못 섰다가 금전 손실을 본 것을 기화로 자기 사업에 나섰다. 처음에는 대전에서 족발 식당을 냈다. 지난 85년의 일이었다. 그런데 장사가 무척 잘돼 친인척들이 너도나도 족발 식당을 내겠다고 달려들었다. 노하우를 가르쳐준 친인척 10명도 다들 식당업으로 돈을 꽤나 모았다. 프랜차이즈에 눈뜬 건 87년 일본에서 열린 한 식품박람회에 들렀을 때.지금까지 쌓은 노하우를 체계화시키면 충분히 프랜차이즈 기업으로 발전시킬 수 있다는 자신감이 들었다. 89년 정식으로 회사를 설립했다. '송가네'는 부인 성을 딴 것으로 이후 프랜차이즈 브랜드에 '?가네'를 붙이는 업체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났다. 현재 운영 중인 1백20개 가맹점은 하나같이 구전으로 확산됐다는 게 특징이다. 예를 들어 가맹 1호점인 대구 달서점이 잘 되자 점주 친인척들이 앞다투어 대구지역에 가맹점을 냈다. 부산지역 가맹점들도 비슷한 경로로 문을 열었다. 이 브랜드의 주 메뉴는 족발과 보쌈,쟁반국수 등이다. 최근에는 불황에 걸맞게 기존 족발 가격의 절반에 불과한 고추장양념족발,샐러드족발,족발무침 등 새 메뉴를 꾸준히 개발하고 있다. "족발 맛은 좋은 재료 못지않게 양념 노하우에 달려있습니다.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도 필수 요소지요. 20년 가까이 한우물을 파다보니 맛에선 어느 브랜드에도 뒤지지 않습니다." 불황이 깊어지면서 박 사장은 가맹점주의 부담을 덜어주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신규 가맹점 인테리어도 점주가 재량껏 하도록 맡겨둔다. 본사는 일정한 틀을 벗어나는지 감리 감독만 하는 데 그친다. 본사가 공급하는 식재료 가격을 점주들과 협의해 정하는 것도 업계에선 희귀한 사례다. "불황일수록 점주들의 신뢰를 얻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 맞춤창업과 투명경영이란 모토를 내걸었습니다. 인테리어 공사를 강제하지 않고 식재료 공급 가격을 점주와 협의하는 것도 이 모토에 따른 것입니다." 내년에는 수도권에 본격 진출하는 것과 함께 한때 실패했던 중국시장 공략에 나서겠다고 박 사장은 강조한다. 강창동 유통전문기자 cd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