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권에 이어 호남권이 땅투기 바람에 휩싸이고 있다. 충청권이 각종 규제로 묶이자 투기 바람이 호남권으로 이동하고 있다. 호남권은 아직 규제가 없는 데다 각종 개발호재도 터져나오고 있어 투자자들의 좋은 표적이 되고 있다. ◆해남·영암은 J-프로젝트 투기바람 전라남도가 추진 중인 '서남해안 해양·레저타운 조성계획'(일명 J-프로젝트)은 해남과 영암에 땅투기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지난 2002년부터 추진된 사업이지만 최근 이헌재 경제부총리가 "목포 남쪽에 골프장 수십개를 건설하겠다"고 말한 이후 현실화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땅값이 급등하고 있다. 가장 먼저 땅값이 오른 곳은 J-프로젝트 대상지역인 해남군 화원면과 산이면 일대로 최근 두 달 새 두 배 이상 뛰었다. 이곳 관리지역 전답은 평당 15만∼20만원을 호가한다. 관리지역 맹지도 평당 10만원선을 형성하고 있다. 현지 A공인 관계자는 "서울 등 외지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7,8월엔 1억원짜리 매물의 호가가 하루 1천만원씩 올랐다"고 말했다. H공인 관계자도 "주로 바다가 보이는 땅들이 투기 대상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화원면과 산이면 일대가 지난달 9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이자 투기바람은 인접지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최근들어 마산면 문내면 황산면 등으로 투자자들이 발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마산면 일대 바다가 보이지 않는 관리지역 전답이 연초 대비 두 배 가까이 오른 평당 5만원대에 호가되고 있다. J-프로젝트 포함지역 북쪽에선 영암군 810번 지방도 주변이 투자대상이 되고 있다. 일부 서울지역 컨설팅업체들은 서울·수도권에서 J-프로젝트 지역으로 접근하는 경로인 목포 무안국제공항과 77번 국도변을 공략하고 있다. ◆군산·부안은 새만금 간척지 골프장 바람 전라북도가 지난달 31일 새만금 간척지에 세계 최대 규모인 5백40홀짜리 골프장을 건설하겠다고 발표한 것이 이 지역 토지시장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있다. 이 영향으로 가장 가격이 많이 오른 곳은 간척사업으로 육지화될 예정인 야미도 신시도 등 고군산군도 섬들이다. 이곳에서 바다가 보이는 땅들은 최근 2년동안 상승세를 지속해 현재 평당 30만∼40만원을 호가하고 있다. 새만금 간척지를 끼고 있는 군산시와 부안군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군산에선 새만금 간척지 길목이자 장항선 신군산역 신역사가 들어설 예정인 성산면 내흥동 주변 등이 관심대상이다. 이곳 신역사 예정지 주변 땅은 평당 40만∼70만원선을 호가한다. 부안에선 새만금 간척지와 접한 계화면 동진면 등의 땅값이 강세다. 연초 평당 6만∼8만원대이던 관리지역 땅값이 현재 10만∼20만원 선을 형성하고 있다. ◆투자엔 신중 기해야 토지시장 전문가들은 이들 지역에 무작정 뛰어드는 것은 위험하다고 지적한다. 무엇보다 발빠른 투자자들이 이들 지역 땅값을 많이 올려놨기 때문이다. 또 개발계획 자체가 순조롭게 진행될지도 미지수다. 수도권에서 먼 곳은 침체기 때 환금성이 떨어져 헐값에 팔려고 해도 팔리지 않는다는 과거 경험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JMK플래닝의 진명기 대표는 "10여년 전 군산 목포지역에 투기바람이 불었을 때 땅을 매입했던 사람들이 지금까지 원금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