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뮤지컬시장이 부진을 면치 못한 가운데 중형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가 흥행에 독주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6~8월 국내에서 20여편의 뮤지컬이 공연됐지만 '지킬 앤 하이드'와 '토요일밤의 열기',연말까지 공연 예정인 '미녀와 야수' 등을 제외하고는 모두 흥행에 실패했다. 오디뮤지컬컴퍼니(대표 신춘수)는 지난달 21일 막을 내린 '지킬 앤 하이드'가 총 제작비 14억원,총 수입 19억원으로 5억원의 순익을 냈다고 2일 밝혔다. 이는 지난 6~8월 공연된 뮤지컬 중 가장 좋은 흥행 성적이다. '토요일밤의 열기'는 손익분기점을 간신히 넘겼고 '미녀와 야수'도 8월까지는 유료객석 점유율이 90%에 육박했으나 가을시즌 어떤 실적을 낼지 미지수다. 전반적으로 올 여름시즌에는 뮤지컬 관객들이 상반기에 비해 다소 늘었지만 공연된 작품이 시장 규모에 비해 너무 많아 수익성이 개선되지는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제작비 10억원 미만의 소형 뮤지컬은 한 편도 흥행에 성공하지 못했다. '지킬 앤 하이드'는 지난 7월25일 개막된 이래 관객들이 몰리면서 평균 유료객석 점유율 80%를 기록했다. 국내 최초의 스릴러 뮤지컬인 이 작품은 영화배우 조승우와 뮤지컬배우 류정한이 더블 캐스팅돼 기량 경쟁을 펼치면서 재미있는 작품이라는 입소문이 퍼졌다. '원스 어펀 어 드림' 등 원곡이 국내 팬들에게 친숙한데다 작품의 완성도도 수준급으로 평가된 만큼 제작사는 내년초 이 작품을 재공연할 계획이다. 신춘수 대표는 "뮤지컬 시장은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며 "컨셉트와 기획이 분명한 작품에 관객이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