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고용이 경제 회복에 힘입어 전업종에 걸쳐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후생노동성이 1일 발표한 8월 노동경제동향 조사에 따르면 노동인력이 '부족하다'고 대답한 기업에서 '충분하다'고 대답한 기업의 비율을 뺀 노동자 '과부족 판단지수(DI)'는 지난 5월 조사 때보다 2포인트 상승한 플러스8을 기록,1997년 1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기업들은 사원 채용 때 비정규직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해 고용증가가 가계 소득 증가로 연결되지는 않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번 조사는 종업원이 30인 이상인 5천4백8개사를 대상으로 했다. ◆인력부족,전업종 확산=실업률은 2002년 8월에 5.6%로 사상 최고 수준을 보인 뒤 하락세로 돌아서 금년 들어 4%대로 호전됐다. 올 들어 제조업 정보통신 서비스 음식점 숙박업 등 전 업종으로 취업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은 의료 복지 서비스업 등 일부 업종에만 신규 채용이 편중돼 왔다. 지난 5월 조사 때 '과부족 판단지수'가 마이너스였던 도·소매업도 소비시장이 살아나면서 플러스1로 반전됐다. 또 기업의 설비투자 증가와 대형 슈퍼 신설 등의 영향으로 건설업도 마이너스14에서 플러스1로 호전됐다. 이처럼 고용상황이 호전된 것은 지난 90년대부터 계속돼온 구조조정을 마무리한 기업들이 실적호전을 배경으로 신규 고용에 나선 게 가장 큰 배경이다. 실제로 기업이 산출한 부가가치에 대해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율인 '노동 분배율'은 올 해 1분기에 64.9%로 지난 5년 사이에 5%포인트나 떨어졌다. 기업들의 인건비 부담이 그만큼 줄어들었다는 의미다. ◆기업,임금인상은 억제=기업들은 고용을 늘리면서도 정규직보다 비정규직 사원을 선호하는 경향을 보였다. 경영 환경이 다시 나빠질 경우 손쉽게 인력 조정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1년 전과 비교해 정사원을 줄인 기업은 31%에 달했으나 늘린 기업은 16%에 불과했다. 반면 파견 노동자를 증원한 회사는 26%로,감원한 회사보다 3배 이상 많았다. 니혼게이단롄이 이날 발표한 금년 3월 졸업생 초임 조사에서도 기업들의 임금 억제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대졸자 초임을 지난해 수준으로 동결한 기업은 조사대상 7백25개사의 88.3%에 달해,사상 최고였던 지난해(91.4%)에 이어 여전히 높은 수준이었다. 이로써 대졸 초임을 동결한 기업 비율은 6년째 50%를 넘었다. 대졸자 평균 초임은 사무직 20만3천5백엔,기술직 20만4백31엔으로 조사됐다. 일본종합연구소의 야마다 수석연구원은 "인건비를 억제하기 위해 비정규직 사원을 늘린 결과 기술 전수 및 팀워크 등에서 문제점이 드러나 기업들이 중장기적으로 정규직 사원의 채용을 다시 늘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도쿄=최인한 특파원 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