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계 선사인 골라LNG가 대한해운에 눈독을 들이는 것은 세계 해운시장 호황으로 국내 선사들이 사상 유례없는 실적을 내고 있다는 점과 관련이 깊다. 대한해운은 올 상반기 5천8백16억원의 매출에 1천2백64억원의 사상 최대실적을 냈다. 상반기에만 작년 전체 매출(6천2백79억원)에 육박하는 실적을 올린 셈이다. 게다가 대한해운은 지난 10년간 해운시황의 부침속에서도 꾸준히 흑자를 내온 '알짜기업'이어서 해운업계는 골라측의 이번 태도변화를 충격적으로 받아들였다. ◆호황 계속될때 먹자 골라LNG와 조디악은 벌크선 운임이 고공 비행을 계속하고 있는 지금이 대한해운 범양상선등 경쟁력 있는 한국 선사를 인수합병할 적기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향후 2~3년간 20년래 유래없는 운임강세가 계속될 것이라는 관측도 인수 의도를 공식화한 배경으로 분석된다. 해운시황을 감안하면 인수 뒤 단기간에 투자비를 회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세계 벌크선 운임지수인 BDI(Baltic Dry Index)는 최근 4,200 포인트대를 기록중이다. 운임지수는 올해 2월을 정점으로 하락하다 다시 상승세를 타고 있다. 1985년부터 본격적인 급등세가 시작된 지난해 7월 이전까지는 1,000∼2,400포인트선에 머물렀었다. 이같은 호황에 힘입어 업계 매출기준으로 5위인 대한해운은 물론 3위인 범양상선도 올 상반기 사상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매각 절차를 밟고 있는 범양상선은 상반기 1조3천억원의 매출을 올려 당초 3천억원선이던 매각 예상가격이 더 오를 것이란 관측이 나올 정도다. ◆장기 전용선시장에도 눈독 골라LNG측는 한국 선사를 인수, 포스코와 한국전력에 석탄 및 철광석을 실어나르는 장기 전용선 시장을 잠식하려는 목적도 숨기지 않고 있다. 골라LNG의 토로 트로임 사장은 지난 5월 대한해운 경영진을 만난 자리에서 한국가스공사의 LNG 전용선 입찰에 함께 나서자며 사실상 경영간섭을 하기도 했다. 현재 14척의 LNG선을 보유한 골라LNG는 그 동안 강점을 보여온 LNG 전용선은 물론 대한해운 인수를 통해 석탄 등 건화물 운송시장에도 본격 뛰어든다는 복안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외국계가 눈독을 들이고 있는 대한해운 범양상선 세양선박 등 3사는 포스코와 한전에 모두 10척 안팎의 장기 전용선을 투입해 전략물자를 실어나르고 있다. 이들 기업이 외국계에 넘어간다면 전략물자의 안정적인 수송에도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해운업계는 우려했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 < 골라LNG社는 > 지난해말부터 대한해운 지분을 취득해온 골라LNG는 노르웨이 오슬로와 미국 나스닥에 상장된 LNG 수송 전문 해운회사다. 골라는 지난 1946년 설립돼 1970년에 세계 최초로 LNG선을 도입한 고타스-라센에 뿌리를 두고 있다. 골라LNG의 특징은 공격적인 경영에 있다. 오너인 프레드릭슨 회장은 골라LNG를 비롯,지주회사인 프론트라인,씨탱커,골든오션 그룹 등의 해운사를 거느린 거대한 해운그룹의 총수로 알려져 있다. 그는 이들 회사 대부분을 M&A를 통해 확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