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분쟁' 카드 vs 할인점 업종대결로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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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씨카드와 이마트 간 '계약 해지 사태'가 KB카드 LG카드-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빅3 '카드-할인점'으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메이저카드-할인점들은 최고경영자들이 직접 전면에 나서서 '인상불가피-수용불가'를 재확인하며 배수진을 치고 있다.
가맹계약 해지라는 최악의 상황에 이른 이마트와 비씨카드는 서로 적지 않은 피해를 입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KB,LG카드도 이마트에 강경
비씨카드에 이어 KB카드와 LG카드도 수수료 인상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
국민은행의 KB카드 담당 이상진 부행장은 2일 "수수료 인상시한으로 제시한 6일 전까지 이마트를 상대로 협상을 계속 요청할 계획이지만 이마트가 끝내 응하지 않으면 수수료 인상을 단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부행장은 "수수료 인상 단행에 따른 파장이 부담스럽지만 가맹점수수료 현실화는 카드사의 존립과 관계된 근본적 문제여서 그냥 덮고 갈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수수료 인상 대상은 원가보다 낮은 수수료를 내고 있는 이마트 등 일부 대형 가맹점들"이라며 "생존을 위한 카드사 입장을 이해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LG카드도 매출이 늘수록 적자폭이 확대되는 현재의 수수료 체계로는 경영정상화가 불가능한 만큼 수수료 인상이 불가피하는 입장이다.
박해춘 LG카드 사장은 "이마트에서 비씨카드와 KB카드 결제가 거부돼 그 매출분이 LG카드로 넘어오면 적자가 확대된다"고 밝혔다.
박 사장은 "3일 중으로 이마트측에 수수료 인상에 대한 협상을 요청하는 공문을 보낼 것"이라며 "이마트가 협상에 응하지 않으면 수수료 인상을 단행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홈플러스,롯데마트도 배수진
할인점 업계 2위인 삼성테스코 홈플러스는 수수료 분쟁으로 인한 가맹계약 해지에 대비,고객안내문을 게시해 놓고 있다.
"카드사가 일방적으로 무리한 수준의 수수료 인상을 통보해 올 경우 부득이하게 해당 카드의 취급을 중단할 수 있으니 양해를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이승한 사장은 "저렴한 가격으로 생필품을 공급하기 위해 항상 노력하는 할인점의 본질상 추가 비용은 그대로 가격 인상요인이 될 수밖에 없다"며 수수료율 인상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삼성테스코는 최근 KB카드와 수수료 인상을 놓고 협의를 벌였으나 현격한 입장차만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마트도 절대 물러설 수 없다는 입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KB카드와 삼성카드 LG카드로부터 9월 중 가맹점 수수료를 인상하겠다는 방침을 이미 통보받았지만 수용할 수 없으며 만약 인상을 강행한다면 계약을 해지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마트,CEO 공개토론 제안
이마트는 지난 1일 65개 전 점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매출은 전날에 비해 4.3% 감소한 1백44억원,고객수는 5.7% 감소한 31만5천명으로 집계됐다고 2일 밝혔다.
전체 매출 중 카드 비중은 평소 65%에서 56%로 낮아진 반면 현금 비중은 35%에서 44%로 높아졌다고 덧붙였다.
비씨카드 역시 피해를 입었다. 특히 다른 할인점에서도 사용이 줄어들었다.
홈플러스와 롯데마트는 비씨카드의 결제비중이 1일에는 평소보다 1~2%포인트 낮아졌다고 밝혔다.
이날 신세계 구학서 사장은 "추석이 지난 다음에 시민단체를 포함해 최고경영자(CEO)끼리 만나 수수료 문제해결을 논의해보자"며 "공개토론회를 갖는 것도 좋은 방안"이라고 비씨카드측에 제안했다.
그는 "수수료 인상에는 기본적으로 반대한다"며 "신용카드조회서비스(VAN) 업체에 들어가는 비용 등을 줄이는 방안을 모색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씨카드는 이에 대해 "밴 업체수수료 같은 세부적인 사항은 실무자협상에서 조율해야 한다"며 사실상 CEO공개토론에 반대했다.
고기완·장규호 기자 dad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