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중앙은행(ECB)은 2일 내년에도 고유가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면서 세계 경제에 악영향을 줄 것을 우려했다. ECB는 이날 현행 금리를 유지하기로 결정하고 유로권의 성장 및 물가 인상 전망치를 수정해 발표하면서 그 근거 중의 하나로 유가가 생각 보다 높다는 점을 들었다. ECB는 올해 국제유가 평균치가 배럴 당 36.60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는데 이는 지난 6월 발표했던 전망했던 배럴 당 34.60달러에 비해 2달러 높은 것이다. 특히 내년도 평균 유가의 경우 배럴 당 36.80달러로 6월 예상치(31.80달러) 보다 15.7%나 높여 잡았다. 더욱이 이런 유가 전망치는 선물 거래 가격에 기초한 것이어서 실제 가격은 더높아질 수 있다고 ECB는 설명했다. 앞서 올해 초 ECB는 근년 들어 선물 거래 가격이 추후의 실제 국제 거래가격을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음을 발견, 유가와 물가 전망치 계산 방식을 바꾸는 일을검토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해 ECB는 선물 가격에 근거해 예측했던 것보다 국제유가가 더 높아진것이 경제와 물가 상승에 부정적 영향을 주었을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다시 말해 ECB는 고유가가 내년에도 지속되고, 수정 전망치 보다도 높을 수 있으므로 이러한 가정에 기초해 통화 및 경제정책을 수립해야 한다는 점을 제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장-클로드 트리셰 ECB총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유가는 공급 측면의 요인 뿐아니라 세계 경제 성장 그 자체에도 영향받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투기 장세는 별도로 하더라도 이라크나 러시아 유코스 사태 등 공급 측면의 불안 요인 말고도 세계 경기 회복으로 수요가 늘어나 유가가 오르는 것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에둘러 말한 것이다. 트리셰 총재가 이어 "유가 추가 상승이 지속되면 유로권의 해외 및 국내 수요가위축될 것"이라고 우려한 점도 이를 반영한 것이다. 한편 이날 뉴욕시장에선 10월물 서북 텍사스산 중질유는 전날 보다 6센트 오른배럴당 45.08달러에 거래됐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 거래된 10월물 가격(25.75달러)에 비해 75%나 뛴 것이지만지난 달 20일의 배럴 당 49.40달러에 비해서는 내린 것이다. (베를린=연합뉴스) 최병국 특파원 choib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