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현씨(47)의 재테크 방식은 좀 독특하다. 노후주택을 경매로 낙찰받은 뒤 이를 리모델링해 고가에 되판다. 해박한 경매지식과 리모델링에 대한 안목까지 요구되는 작업이다. 지난 80년대 후반까지 평범한 샐러리맨이었던 김씨는 '자기 일을 하고 싶어' 회사를 그만두고 공인중개사로 변신했다. 서울 방이동에서 동료들과 함께 조그만 사무실을 내고 중개업무를 시작했다. 처음 손댄 것은 공장부지 거래.공장만을 전문적으로 중개하다 아예 매입,인허가,건축 등에 이르기까지 전반적인 '공장 개발'에 나서게 됐다. 공장부지를 싼 값에 사려다보니 경매에 손을 대지 않을 수 없었다. 전문가가 될 때까지 경매 분야를 파고 또 팠다. 김씨는 외환위기 이후엔 주거용 부동산으로 눈을 돌렸다. 근린주택(상가 딸린 주택)을 경매로 낙찰받아 원룸으로 개조하거나,다가구주택을 경매로 받아 다세대로 용도변경한 후 리모델링을 통해 분양하기도 했다. 노후주택이 수개월 만에 고가의 부동산상품으로 바뀌었다. 김씨는 부동산에 발을 들여놓은 초기를 빼놓고는 지금까지 중개업무는 거의 하지 않았다. 부동산시장의 '전업투자자'인 셈이다. 이 분야에서 일가견을 이루면서 동국대 산업대학원에서 '부동산 리모델링'을 가르치고 있다. 글=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