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경산시 자인면에는 생고기를 파는 식당 10여곳이 모여 있다.


소 엉덩이의 안쪽 부위(함박살)를 깎두기처럼 뭉텅뭉텅 썰어 날로 먹는 곳이다.


그 생고기를 '뭉티기'라고 부른다.


서울 서초구 서초동에 '뭉티기'를 그대로 가져온 '자인뭉티기'라는 식당이 생겼다.


개업한지 9개월밖에 안됐지만 맛을 본 사람들 사이에 입소문이 퍼지면서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식당에 들어서면 고기를 써는 곳이 주방과 별도로 마련돼 있다.


손님들에게 고기 써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다.


벽에는 고기를 공급하는 경산 자인면 식당 사진이 걸려 있다.


주인인 이무섭 사장은 자인면에서 '뭉티기'를 파는 친구와 동업으로 이 식당을 차렸다.


고기는 당일 도축된 것만 사용한다.


공휴일에는 도축을 안하기 때문에 당일 생고기가 없다.


그래서 휴일에는 양념을 한 뭉티기를 팔면서 양을 많이 준다.


주인이 고기를 썰다가 남는 부분을 그냥 입에 넣고 먹기도 한다.


손님들에게 신뢰를 주기 위해서다.


뭉티기는 원래 깍두기처럼 두껍게 썰어야 하지만 이곳에선 처음 접하는 사람들을 위해 참치회처럼 얇게 썰어서 낸다.


뭉티기는 찍어먹는 소스가 핵심이다.


소스는 빨간 통고추 말린 것을 거칠게 간 것과 마늘 참기름을 넣어 만든다.


매콤하고 칼칼한 맛이 나는 이 소스를 여기서는 '뭉티기장'이라고 부른다.


뭉티기를 소스에 발라 한입 물었더니 참치뱃살을 먹는 듯 쫄깃하면서 부드럽게 넘어간다.


자인면에서는 뭉티기를 소스에 넣어 통째로 버무려 먹는다고 한다.


매콤한 소스와 고기맛이 어울려 독특한 맛을 낸다.


고기는 워낙 신선해 접시에 오래 놓아둬도 육즙이 고이지 않았다.


고기 씹는 맛을 더 느끼고 싶다면 두껍게 썰어 달라고 주문하면 된다.


값은 대자가 3만원,중자가 2만원이다.


이 집에서 개발한 것으로 '뭉티기 초밥'이 있다.


밥 위에 뭉티기를 놓고 그 위에 또 소스를 얹어 먹도록 고안한 메뉴다.


아이디어가 기발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당일 들어온 고기는 뭉티기로,하루 숙성된 고기는 육회로 나온다.


육회 맛도 손색이 없다.


배즙이 고기에 배어들면서 달콤한 맛을 낸다.


역시 최상급 갈비와 등심으로 된 '갈등구이'(4만5천원)도 있다.


식사로는 육회비빔밥,곰탕 등이 있다.


뭉티기 초밥과 육회밥을 합쳐 9천원짜리 메뉴도 있다.


명절만 빼고 연중무휴다.


(02)597-2158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